[이제는 지방시대] 혁신공사로 거듭나는 GH… 주거·일자리 ‘더 많은 기회’ 만든다

입력 2023-03-06 21:06
경기도청 옆에 들어서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신청사 조감도.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표방하는 ‘김동연호 경기도’의 파트너로 획기적인 대전환을 모색한다. 모토는 ‘더 나은 공간, 더 나은 주택, 더 나은 일자리’다. 경기도의 산하기관이지만 경기도와 수평적으로 기회의 파트너이자 도민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동반자 역할을 충분히 해야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2월 GH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한 김세용 사장의 방향 설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공기업으로서 GH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지난주 GH의 모토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발표회도 가졌다.

GH가 지속가능한 민간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기존의 산업·기업 유치 중심에서 인재유입·양성 중심으로, 소통 교류와 연결의 생태계도 개별기업이 아닌 기업 간 시너지 결합이 가능한 생태계로, 기존 단순 인계에서 기획·설계·시공·공급·운영관리까지 전반 종합 콘트롤을 할 수 있도록 총괄적 사업관리자로, 획일적 분양·임대 방식을 넘어 혁신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방식으로의 GH의 혁신적인 변신이다.

이에 따라 GH는 지속가능 혁신성장을 위한 경기도형 스타트업밸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밸리는 인재가 모이고, 스타트업이 소통·교류하며 혁신성장하는 클러스터다. GH는 이를 운영관리하며, 도시가 함께 업데이트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우선 제3판교테크노밸리에 시범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후 테크노밸리 5곳, 신도시 자족시설 10곳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타트업밸리에는 스타트업 플래닛이라는 개발자들을 위한 최고급 성장인프라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타운 개념의 통합개발 공간·건축물이 설치된다. MZ세대 근로자를 대상으로 최고급 주거지원이 가능한 직주근접의 공공기숙사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간 조성 및 출퇴근 개선 효과가 있는 지하 셔틀라운지 등의 스타트업 커뮤니티라는 공간도 갖춘다. 아울러 스타트업 플래닛에는 성장지원을 위한 공공연구소, 기업네트워킹, 창업·스케일업 컨설팅 지원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첨단산업 인재양성을 위한 통합 지원체계 오픈에듀센터, 혁신제품의 실증 공간 테스트베드 요소도 들어간다.

이와 함께 GH가 생애주기별 주거사다리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다양한 주거모델의 발굴도 추진한다. 첫 번째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일명 ‘B.R.A.V.O’ 주거복합 모델이다. 베이비부머의 관심사인 Bankable(자산유지), Relation(친목), Active(건강·교육·봉사), Value Consumption(고급소비성향), Occupation(일자리) 등을 충족시키는 중서민층 뉴시니어모델이다.

두 번째는 MZ세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독립 주거공간 및 공유공간을 갖춘 공동기숙사를 복합조성하고, 여가 등 멀티플렉스가 가능토록 설계하는 복합모델이다. 시설 통합운영관리와 핵심상가 등을 유치해 활성화시키는 모델이다. MZ세대가 중시하는 주변 일상(나만의 공간/배달편리성), 직주근접, 교통을 중점적으로 반영했다.

거버넌스 혁신에 대한 노력도 가속화한다. 가칭 ‘기회수도 주주단’이라고 이름 지어진 도민 주주제도다. GH는 도민참여 거버넌스 정착을 통해 도민 주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작점에 있다. 연령대별 일반도민, 분야별 전문가, 분양임대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을 지역, 분야, 연령 등을 고려해 고르게 구성하고, 주주총회와 정책토론회를 정례화해 실효성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GH는 내부혁신도 강하게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인권경영 강화를 위한 인권센터를 사장 직속기관으로 설치하면서 외부인사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도정철학 파트너로서 도민 동반자 역할 충실
김세용 GH 사장 인터뷰
김세용 GH 사장이 지난달 2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혁신비전보고회에서 새 비전 ‘기회 파트너 GH’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맞춤형 주택공급, 주거의 질 개선, 지역발전형 공간복지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6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GH 사장 취임 직전 GH의 25주년 행사를 지켜보며 GH가 또다른 25년이 지나 50주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면서 “취임하자마자 서둘러 외부 전문가와 우리 직원들로 구성된 4개의 혁신 TF를 구성하고, 새로운 비전과 혁신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거대한 흐름인 4차 산업혁명과 경제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전통적 개발방식은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김 사장은 경기도는 인구뿐만 아니라 실질 GDP도 서울을 넘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광역지방자치단체라고 자부한다. 그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는 IT, 용인·수원·평택의 삼성과 SK는 세계반도체의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며 “서울에 비해 평균연령까지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별로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주거지역·산업시설·도심복합에 이르기까지 그 공간도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GH가 경기도 산하기관이지만 ‘기회의 파트너’라며 수평적 관계를 강조한다. 그는 “도정 철학을 함께 하는 파트너로서 GH는 도민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동반자 역할을 충분히 해야겠다”면서 “경기북부의 공간복지나 산업단지조성에 힘써 경기 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