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명은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자신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은 국민의힘 전체 책임당원 83만9500여명 가운데 37.8%인 31만7200여명이 몰려 있어 이번 전당대회 핵심 표밭이다.
김기현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세론 굳히기에 주력했다. 안철수 의원과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김 의원을 둘러싼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을 물고 늘어지며 공세를 계속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을 똘똘 뭉쳐 원팀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 압승을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총선을 이기려면 윤석열정부를 성공시켜야 하고, 민생·경제를 살려내야 하고,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면서 “그러니 대통령과 소통하고 공감을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 이기려면 민심에 부합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면서 “당내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서 당 망치는 분이 앞장서면 민생·경제 해결 못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울산 땅 의혹 관련 공세를 막아내는 데에도 주력했다. 김 의원은 “가짜뉴스를 퍼뜨린 사람들은 당원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며 “더이상의 분열 정치는 없어야 한다.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 3선’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안 의원은 “나만큼 전국 총선 지휘 경험, 수도권 선거 승리 경험을 모두 갖춘 사람은 당내에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이기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특히 김 의원의 울산 땅 의혹에 대해 “도시개발을 이유로 이권을 챙겼던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과 판박이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쏟아진다”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께서 결단해서 정 변호사를 사퇴시켰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도 비리 의혹이 있는 후보를 뽑지 않아야 한다”고 김 의원을 공격했다.
안 의원과 대통령실 간의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안 의원을 향해 “전당대회에 자꾸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여러 번 호소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이날 MBC라디오에서 ‘윤·안(윤석열 대통령·안 의원) 연대’와 관련해 “(대선 후보 단일화를 보면 연대는) 역사적 사실 아닌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천 후보는 “김 후보가 ‘윤핵관표’ 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공천 파동 일으켜서 막판에 또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피켓 들고 큰절하면 그때도 함께 할 건가”라고 쏘아붙인 뒤 “수도권의 젊은 세대가 당원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김 의원을 겨냥한 공세는) 내부총질이 아니라 내부수술”이라며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맹렬한 공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합동연설회는 오는 8일 개최될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합동연설회라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김 의원 측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들이 울산 땅 의혹을 언급할 때마다 야유와 고성을 퍼부었다.
고양=박민지 박성영 기자, 문동성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