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세론 굳히기 주력… 안·천·황, ‘김 울산땅 의혹’ 공세 계속

입력 2023-03-03 04:06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김기현·천하람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6차례 열린 합동연설회는 이날 막을 내렸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명은 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자신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수도권은 국민의힘 전체 책임당원 83만9500여명 가운데 37.8%인 31만7200여명이 몰려 있어 이번 전당대회 핵심 표밭이다.

김기현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세론 굳히기에 주력했다. 안철수 의원과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김 의원을 둘러싼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을 물고 늘어지며 공세를 계속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을 똘똘 뭉쳐 원팀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 압승을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총선을 이기려면 윤석열정부를 성공시켜야 하고, 민생·경제를 살려내야 하고,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면서 “그러니 대통령과 소통하고 공감을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 이기려면 민심에 부합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면서 “당내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서 당 망치는 분이 앞장서면 민생·경제 해결 못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울산 땅 의혹 관련 공세를 막아내는 데에도 주력했다. 김 의원은 “가짜뉴스를 퍼뜨린 사람들은 당원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며 “더이상의 분열 정치는 없어야 한다.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 3선’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안 의원은 “나만큼 전국 총선 지휘 경험, 수도권 선거 승리 경험을 모두 갖춘 사람은 당내에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이기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특히 김 의원의 울산 땅 의혹에 대해 “도시개발을 이유로 이권을 챙겼던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과 판박이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쏟아진다”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께서 결단해서 정 변호사를 사퇴시켰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도 비리 의혹이 있는 후보를 뽑지 않아야 한다”고 김 의원을 공격했다.

안 의원과 대통령실 간의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안 의원을 향해 “전당대회에 자꾸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여러 번 호소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이날 MBC라디오에서 ‘윤·안(윤석열 대통령·안 의원) 연대’와 관련해 “(대선 후보 단일화를 보면 연대는) 역사적 사실 아닌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천 후보는 “김 후보가 ‘윤핵관표’ 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공천 파동 일으켜서 막판에 또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피켓 들고 큰절하면 그때도 함께 할 건가”라고 쏘아붙인 뒤 “수도권의 젊은 세대가 당원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김 의원을 겨냥한 공세는) 내부총질이 아니라 내부수술”이라며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맹렬한 공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합동연설회는 오는 8일 개최될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합동연설회라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김 의원 측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들이 울산 땅 의혹을 언급할 때마다 야유와 고성을 퍼부었다.

고양=박민지 박성영 기자, 문동성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