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건 아직”… 어색한 첫 등교날

입력 2023-03-03 04:05
2023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된 2일 서울 강동구 강빛초등학교에서 신입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학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2023년 새 학기 첫 등교일인 2일. 박윤성(14)군이 서울 성북구 종암중학교 후문에 마스크를 쓴 채 쭈뼛거리며 들어섰다. 올해 중2가 된 박군은 “친구들이 마스크를 쓰면 나도 따라 쓰고, 벗으면 벗으려고 한다”며 “같은 반에 친한 친구들이 많아 새 학기가 설렌다”고 말했다. 학교 건물 입구에서는 노란색 옷을 입은 방역 요원 두 명이 서서 학생들에게 “손 소독을 하고 들어가자”고 안내하며 알코올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코로나19 이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 등교였지만 학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낀 채 친구들을 만났다. 마포구 서울여자중에 입학하는 1학년 4반 학생 25명도 전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담임 교사도 마스크를 쓰고 학생들에게 학교 활동 안내를 했다.

이 학교 2학년 오은채(14)양은 “선생님이 되도록 마스크는 벗되, 쓰고 싶은 사람은 자유롭게 하자고 했다”며 “27명 중에 한두 명을 빼고는 거의 다 쓰고 있었다. 아직은 어색해서 벗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신입생이 된 강동구 강빛초 솔빛반 학생들도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했다. 솔빛반 담임 교사 장남욱씨가 “마스크를 벗고 싶으면 벗고 싫으면 쓰고 있어도 된다”고 안내했지만,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20명 중 단 한 명이었다. 심사라(8)양은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한테 얼굴 보여준다는 게 떨린다”고 했다.

4년 만에 대면 입학식도 개최됐다. ‘노 마스크’ 행사가 가능해졌지만, 실내에서 열린 입학식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는 거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중구 대경생활과학고도 입학식 진행 전 참석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사회자가 교사 소개를 하면서 “잠시 마스크를 벗어 학생들에게 얼굴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자 그제야 교사들이 마스크를 벗고 학생들에게 인사했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종암중 등굣길에서 마스크를 벗은 얼굴로 학생들을 맞았다. 조 교육감은 곰 발바닥 손인형을 낀 채 “새 학년 축하해. 어서 와”라며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도 했다.

백재연 성윤수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