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환경 식량 인구 경제 역사 공공정책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 온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 빌 게이츠가 가장 신뢰하는 사상가 바츨라프 스밀이 신작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내놨다.
세계발달사를 꿰뚫는 통계분석의 대가로서 스밀은 식량과 환경부터 에너지, 바이러스, 기후변화까지 객관적 통계와 수학적 자료를 토대로 인류의 과거를 탐색한다. 그는 현대 문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며 냉철하게 미래의 한계와 기회를 통찰한다.
책에 따르면 토마토는 세계에서 비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작물이다. 질소비료의 재료인 암모니아를 합성하기 위해선 천연가스가 필요하다. 온실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다면 난방에 들어가는 연료는 물론 운송과 저장, 포장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이 모든 비용을 더하면 125g의 중간 크기 토마토 하나에 다섯 테이블 스푼(75㎖)의 디젤유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투입되는 셈이다.
스밀은 “채식주의자들이 채식을 극찬하고 언론이 식용육의 높은 환경 비용에 대해 폭넓게 보도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닭고기의 에너지 비용에서 얻는 이득이 채소를 재배 및 판매하는 데 투입하는 에너지 비용의 이득보다 더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이런 생각은 잘못이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꼬집는다. 빌 게이츠는 이 책에 대해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는 근본적인 힘을 숫자로 간략히, 그러나 철저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젯거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체코 출신으로 프라하 카를로바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정책자문을 했다. 캐나다 매니토바대 환경지리학과 명예교수이며 캐나다 왕립아카데미 회원이다. 2010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발표한 ‘세계적 사상가 100인’에 선정됐다. 저서로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대전환’ ‘에너지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