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가정집에선 어떻게 새해를 맞이할까. 라오스 어린이들은 어떤 일과를 보낼까. JTBC 예능 ‘톡파원 25시’는 일반적인 여행 프로그램과 다소 다르다. 현지에 사는 이의 입을 빌려 더 생생한 각국의 상황을 전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여행길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면서 JTBC ‘효자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톡파원 25시’는 전세계에 있는 톡파원(톡과 특파원의 합성어)과 시청자를 연결한다. 현지에서 보내 준 영상을 스튜디오에 있는 MC와 출연진, 게스트들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해 2월 2일 설 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했다가 정규 편성된 후 지난 6일 1주년을 맞았다.
해외 촬영이 자유로워지면서 ‘톡파원 25시’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MC나 출연진이 현지 톡파원과 함께 촬영하는 식의 콜라보를 넓혀갈 계획이다. 톡파원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홍상훈 PD를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JTBC 사옥에서 만났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MC 전현무의 영상을 찍고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했다. 매번 스튜디오에서 톡파원의 영상을 보며 즐거워했던 전현무가 현지를 간 건 처음이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톡파원 25시’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지난 13일 방영 회차에서 스페인의 이색음식 ‘칼솟타다’가 소개됐다. MC, 출연진은 스튜디오에서 칼솟 대신 대파를 구웠다. 홍 PD는 “방송 후 10분 만에 유명 카페에 대파 구이를 따라 해 먹어본 후기가 올라왔다”며 “‘톡파원’에 나온 곳을 가봤다거나 소개된 음식을 해봤다는 걸 보면 감사하고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톡파원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라오스 터키 태국 싱가포르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학생이나 현지 직장인으로 살면서 알게 되는 역사적·문화적 정보, 현지인이 알 수 있는 여행 꿀팁을 알려준다. 주제도 다양하다. ‘음악의 어머니’ 헨델의 발자취를 따라가거나 덴마크의 유명 동화작가 안데르센 투어를 통해 관련 명소를 안내한다. 뉴욕 패션위크, 미국 명문대생의 일상을 보여주고 프랑스·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와 관련한 명소를 찾아가면서 재미를 더했다.
톡파원을 뽑는 과정은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제작진은 줌으로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과 미팅을 했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지원자도 많아졌다. 홍 PD는 뽑는 기준에 대해 “촬영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그 나라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처럼 혼자 설명을 하면서 영상을 찍어야 하다 보니 ‘끼’가 필요하다고 했다.
동남아, 유럽, 미국의 다양한 명소를 보여줬지만 홍 PD는 아직 보여주고 싶은 곳이 많았다. 그는 “아프리카는 이집트 한 번, 남미는 볼리비아 한 번밖에 보여주지 못해서 욕심을 내고 싶다”며 “현지에 사는 사람이 많이 없기도 하고 치안 문제가 있어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씩 늘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홍 PD는 ‘비정상회담’ 조연출을 하고 ‘이태리오징어순대집’, ‘트래블러’ 등을 연출했다. 그는 “‘비정상회담’을 하면서 시청자가 재밌게 웃고 나서 ‘저 나라 꼭 가봐야지’하는 식으로 여운이 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재밌으면서도 유익하고 좋은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은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