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어두운 시대를 축복으로

입력 2023-03-03 03:07

오늘 본문을 보면 이스라엘 선지자가 된 엘리사의 두 가지 기적이 나옵니다. 첫 기적은 여리고 성의 샘물을 고친 기적입니다.(19~22절) 여리고 사람들이 엘리사에게 “이 성읍은 위치는 좋은데, 물이 나빠 작물들이 익지 못하고 떨어집니다”라고 말합니다. 마르지 않는 샘이 솟는 오아시스 지역이었던 여리고가 여호수아 때부터 안 좋아진 것입니다. 40년의 광야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도착한 이스라엘 백성의 첫 전투가 여리고성에서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완전한 승리를 얻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월하게 살아갑니다. 그때 여호수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수아가 그 때에 맹세하게 하여 이르되 누구든지 일어나서 이 여리고 성을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 기초를 쌓을 때에 그의 맏아들을 잃을 것이요 그 문을 세울 때에 그의 막내아들을 잃으리라 하였더라”(수 6:26)

원래 사람이 살기 좋은 지역이기에 무너진 성을 다시 지어 살고 있었지만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진 저주가 여전히 그 샘의 물을 좋지 않게 한 것입니다. 이에 엘리사가 20절에 새 그릇에 소금을 담아 물 근원으로 가서 소금을 던지며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물을 고쳤으니 이로부터 다시는 죽음이나 열매 맺지 못함이 없을지니라”라고 선언합니다. 그러자 그 물이 고쳐져 여리고는 다시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 됐습니다.

500년 후 아합 왕 때에 벧엘 사람 히엘이 여리고를 다시 지었다가 기초를 쌓을 때 맏아들을, 문을 세울 때 막내아들을 잃는 사건이 열왕기상 16장 34절에 기록돼 있습니다.

두번째 기적이 나오는 말씀(23~25절)은 잘못 이해하는 사람이 많고 우리에겐 조금 불편합니다. 이제 엘리사가 여리고에서 벧엘로 올라가는데 벧엘성읍에서 아이들이 50여명 나와 엘리사를 향해 “대머리여 올라가라 대머리여 올라가”라고 놀립니다.

여기서 ‘작은 아이’는 젊은 청년이나 청소년을 의미합니다. 또한 ‘대머리’라고 조롱하는 말은 나병환자가 머리가 빠지는 모양을 혐오해서 놀리는 것을 의미하며, ‘올라가라’는 말은 ‘꺼지라’는 의미 또는 얼마 전 하늘로 올라간 엘리야처럼 ‘너도 하늘로 한번 올라가 봐라.’라는 의미입니다.

즉 벧엘성에서 불량한 젊은이들이 50여명이나 몰려나와 엘리사와 하나님을 놀린 것이지요. 이에 엘리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저주하자 숲에서 암콤 두 마리가 나와 젊은이 42명을 찢어 죽이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생명과 심판이 모두 하나님께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하나님의 사람들의 사역이라는 것을 말씀합니다. 축복과 저주의 권세를 받아서 그 능력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우상숭배가 만연해 하나님의 이름을 무시하는 어두운 당시의 이스라엘 가운데 엘리사는 앞으로 이 축복과 저주의 능력으로 사역하게 될 것이라는 암시인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사는 시대는 하나님의 이름이 멸시받고 교회가 손가락질 받는 어두운 시대입니다. 과거 어두운 시대에 엘리사가 엘리야 다음으로 사역을 이어 나갔듯, 오늘날 한국교회가 어두운 시대에 축복과 저주의 권한으로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축복과 저주의 권한으로 저주받아 괴로워하는 땅을 회복시키고, 이 땅의 모든 죄악을 저주하며 몰아내야 합니다.

양강열 은혜누림교회 목사

◇은혜누림교회는 성경적인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소속으로 2022년 10월 경기 안양 비산동에 설립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오늘 누리며 예배와 양육, 선교의 사명을 위해 애쓰는 교회입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