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얼굴 무등산이 오는 4일 국립공원 승격 10주년을 맞는다. 무등산은 1972년 5월 도립공원 지정 40여년 만인 2013년 3월 국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국립공원공단과 광주시, 화순·담양군은 이후 생태계 보호, 훼손지역 복원, 무등산 자락의 문화공동체 형성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로 인해 광주 도심인 충장·금남로와 불과 5~6㎞ 거리인 무등산은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면서도 국립공원 지정 이전보다 생태계 보전가치를 더 높였다는 평가다.
멸종위기종 10종을 포함해 2300여종의 생물자원이 서식하던 무등산은 그동안 멸종위기종 29종 등 4100여종의 동·식물이 사는 ‘생태계 보고’로 자리매김했다. 천연기념물도 9종에서 11종으로 늘었다. 도립공원 당시 30.23㎢보다 2.5배인 75.425㎢로 몸집이 커진 탓에 관리예산 역시 14억여원 수준에서 143억여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이 온전히 시민과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르면 오는 9월말 정상부 인왕봉이 상시개방에 들어가지만 1966년부터 주둔 중인 군부대와 난립한 방송·통신시설은 여전히 정상 개방의 걸림돌로 남게 돼 이전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다.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으로 구성된 무등산 정상부는 주둔 중인 군부대 방공포대가 각종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면서 훼손돼 수년 전 최고 해발고도가 종전 1187m보다 4m 낮아진 1183m로 측량되기도 했다.
방공포대는 현재 2883㎡ 면적에 막사 등 18개 건물을 두고 방공 임무를 맡고 있다.
북한산과 함께 대표적 도시형 국립공원으로 꼽히는 무등산 접근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심과 가까운 증심사 방면으로만 탐방객이 70% 이상 집중돼 인근 자연자원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설치 허가를 계기로 무등산에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도 다시 점화될 조짐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론화를 통한 케이블카 설치를 본격 논의할 시점이 됐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