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주체이며 하나님의 소명자

입력 2023-03-03 03:04

“왜 평신도를 깨워야 하는가에 대한 흔들림 없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교회가 무엇인가’를 반복해서 질문하라.”(66쪽)

선교단체 리더를 통해 제자훈련을 배웠습니다. 복음의 기쁨과 감격으로 훈련을 시작했지만 리더가 되면서 점점 지쳐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큐티 말씀묵상 전도 등 다양한 신앙의 활동을 했지만, 강압적인 훈련 방식은 저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제자훈련이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 목회와 제자훈련에 대한 긴 방황이 이어졌습니다. 훈련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강한 훈련이 오히려 신앙생활에 더 많은 부작용을 낳는 것을 보면서 위축되었습니다. 앞으로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했을 때 이 책을 마주합니다.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평깨)를 만난 것은 제 인생에 주신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평깨를 통해서 두 가지 생각의 전환이 있었습니다. 첫째, 교회의 주체는 목회자가 아니라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이며, 목회자는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코치와 감독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는 사람이며, 온전하게 된 성도들이 봉사의 일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것이 교회의 기초임을 알았습니다.

둘째, 사람은 훈련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 변화되며, 훈련이란 은혜를 받기 위한 통로임을 알았습니다. 사람의 변화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함을 알게 되자 이전의 제자훈련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은혜와 훈련의 순서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훈련을 할수록 바리새인 같은 율법주의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을 만나 인생의 방황이 끝이 났다면, 옥 목사님의 평깨를 만나서 목회의 방황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하나님께 소명 받은 사람이 목회자나 선교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평깨를 통해서 사도들의 신앙고백과 사역이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전 교회에 전수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명령을 받은 소명자는 모든 평신도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옥 목사님은 오늘날 교회의 위기 이유 중 하나로 평신도가 깨어나지 않은 점을 지적합니다. “(교회가 약해지는) 이런 현상이 왜 생기는가. 평신도 당신이야말로 온 천하에 다니며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다 순교한 베드로와 바울의 계승자라는 소명을 알지 못한 데 있는 것이다.”(96쪽)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또한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위기는 평신도들이 소명자임을 깨닫지 못한 데 있습니다. 잠자는 평신도가 있다면, 이제 깨어나야 합니다. 당신은 교회의 주체이며, 하나님의 소명자입니다.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