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골퍼들의 ‘텃밭’서 고진영, 타이틀 방어 나선다

입력 2023-03-01 04:04
고진영이 지난해 6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티샷을 하기 전에 페어웨이를 응시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선수들에게 ‘텃밭’이나 다름없는 대회가 있다. 오는 2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싱가포르 센토사GC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리는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이다.

이 대회에서 한국(계) 선수는 2009년에 신지애(35)가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통산 8승을 합작하고 있다. 특히 최근 8년간은 한 차례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2015년 박인비(35·KB금융그룹)를 시작으로 2016년 장하나(31), 2017년 박인비, 2018년 은퇴한 재미동포 미셸 위 웨스트(34), 2019년 박성현(30·솔레어), 2021년 김효주(28·롯데), 그리고 작년 고진영(28·솔레어)까지 내리 7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2020년 대회가 팬데믹 여파로 열리지 않은 걸 감안한다면 최근 8년간 이 대회는 한국(계) 선수들의 잔치나 다름 없었다.

올해도 대회 2연패 도전에 나서는 고진영을 비롯해 총 12명이 출전, 우승에 도전한다. 그 중에서도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고진영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에 손목 부상으로 부진한 고진영은 지난주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작년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8위 이후 7개월만의 ‘톱10’ 입상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대회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 또한 작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특히 대회 마지막날에는 보기없이 8타를 줄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쳐 전성기 때 모습을 보여줬다.

만약 고진영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18개 대회 연속 ‘무관’ 불명예도 끊어내게 된다. 한국 선수들은 작년 6월 전인지(29·KB금융그룹)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18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우승이 없다. 이는 2007~2008년 27개 대회 연속 ‘무승’ 이후 15년 만에 나온 최다 기록이다. 한국 선수 무승 역대 최다는 1998년 8월 뒤모리에 클래식부터 1999년 6월 웨그먼스 로체스터 인터내셔널까지 30개 대회 연속 기록이다.

고진영 외에 전인지, 김효주, 김세영(30·메디힐), 최혜진(24·롯데), 김아림(28·한화큐셀), 이정은(27·대방건설) 등이 출격, 우승에 도전한다.

출전 선수 66명 중에는 세계 1~4위인 리디아 고(26·하나금융그룹), 넬리 코다(미국), 이민지(27·하나금융그룹), 아타야 티띠꾼(태국) 등 ‘톱20’ 이내 선수 18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