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천하람 vs 구태 김기현 구도… 안철수는 따라잡았다”

입력 2023-02-28 04:08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천 후보는 “오늘 당장 투표를 한다면 제가 30% 가까이 득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 천하람 후보는 27일 “안철수 의원이 제가 결선에 오를 수 있도록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있다”며 전당대회 결선행 진출을 자신했다.

천 후보는 이날 여의도 시티플라자 빌딩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윤심(尹心)’ 후보가 되려고 호소하다가 실패했고, 그사이 안 의원이 가질 수 있었던 개혁성향 후보라는 타이틀을 제가 갖게 됐다”며 “‘개혁의 천하람, 구태의 김기현’으로 전당대회 구도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는 천 후보는 “컷오프를 통과하고 제 지지율이 급상승한 데는 ‘이준석 후광효과’도 있다는 점을 부인할 생각이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당원들의 호불호에 갇혀 있지 않다”며 “일부 당원이 우려하는 ‘이준석 시즌2’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당대회에서 예상외 선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미 안 의원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고 있다. 지금 부족한 게 인지도와 정치적 무게감인데, 대선주자급인 안 의원을 따라잡으면서 그 문제도 해결했다.”

-김기현 의원과 결선에 올라간다면 안 의원과 연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나.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처럼 보여주기식 억지 연대를 연출할 생각은 없다. 안 의원의 개혁적 성향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자연스레 저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실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을 두고, 당정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많이 아꼈다(웃음). 저는 솔직히 정책은 정부와 대통령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이 해야 할 역할은 민심을 내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 과정에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낼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데.

“매번 사고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치고, 그 피해는 수도권 후보들이 입는다. 예컨대 장제원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던 나경원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총선 직전에 그런 일이 터졌다고 생각해 보라. 장 의원이야 안정적인 지역구에서 다시 당선됐겠지만, 나 전 의원의 서울 동작을 지역구는 어마어마한 유탄을 맞게 된다. 이건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친윤 의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봉합할 생각인가.

“솔직히 윤핵관의 핵심이라고 하는 분들과는 갈등 수준이 봉합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당대표가 될 경우, 윤핵관들과는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라 본다.”

-주요 당직자 실명까지 거론하며 ‘험지 출마론’을 주장한 이유는.

“적어도 핵심 당직을 맡은 사람은 우리가 열세인 수도권이나 소위 ‘험지’라고 불리는 곳에 출마해서 정치인으로서의 확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보수 지지층 내지는 영남권에서만 소구되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