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연세대 학위수여식(졸업식)에 참석해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은 우리 사회를 더욱 활기차게 하고 여러분의 꿈과 도전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기득권 카르텔을 깨고, 더 자유롭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고 함께 실천할 때 혁신은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졸업식 축사에서 “혁신에는 기득권의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며 “우리가 이를 극복할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있을 때 혁신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와 공정을 담보하는 법이 짓밟히고 과학과 진리에 위배되는 반지성주의가 판치고 기득권 카르텔의 부당한 지대 추구가 방치된다면 어떻게 혁신을 기대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부는 여러분이 미래를 꿈꾸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더 자유롭고 공정하게 바꾸고 개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대학 졸업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제한됐던 대면 졸업식이 재개됨에 따라 직접 졸업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연세대를 방문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학사 2620명, 석사 804명, 박사 425명이 학위를 받았다.
역대 대통령들도 대학 졸업식장을 찾았지만, 연세대 졸업식장을 방문한 경우는 윤 대통령이 유일하다. 윤 대통령은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상경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어린 시절 연세대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당시 살던 집도 서대문구 연희동으로 연세대와 가까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도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연말부터 청년 200여명과의 간담회, 자립준비청년들과의 오찬, MZ세대 공무원들과의 대화 행사 등을 가진 데 이어 대학 졸업식까지 참석한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발언을 보면 MZ세대와 밀착하려는 기조가 두드러진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유’ ‘공정’의 가치가 MZ세대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진다는 판단하에 이들의 지지를 개혁 추진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혁은 결국 미래세대를 위한 것인데 미래세대를 안고 가지 않으면 개혁 추진에 탄력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