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덕도신공항을 매립식으로 건설하기로 사실상 확정하고 막판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전인 2029년까지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하기 위해 부산시가 제안했던 공법을 국토교통부가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최종 검토 중이다.
27일 부산시와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한하기 전인 3월 중순 가덕신공항 건설공법과 엑스포 전 개항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8월25일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10월쯤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올해 안에 공사를 발주(턴키 방식)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와 전문가들은 지금껏 제기된 다양한 건설 공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활주로 등 공항시설을 섬 내부로 깊숙이 들여오는 매립식을 유력한 건설 방향으로 보고 있다. 가덕도 해상을 메우는 과정에서 해상수로가 좁아지는 ‘가덕수도(水道)’ 문제는 관련법 개정 등으로 해결하고, 부유식 공항의 구조적인 문제인 부등침하도 매립식으로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당초 국토부는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순수 해상공항을 가덕신공항의 최적 방안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이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필수 조건인 만큼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하이브리드(매립식+부유식) 공법 건설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하지만 시가 제안한 부유식 공법은 전 세계적으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계획안을 보면 활주로를 아래쪽에 배치해 추후 활주로 1본을 추가로 건설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고려했다. 활주로 길이는 3.5㎞다.
부산시는 환영 입장을 밝히는 한편 2030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시는 내년 착공에 들어가면 엑스포 개항 전인 2029년 말에는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회 부산시 도시균형실장은 “공항을 가덕도에 걸쳐 건설하면 바다를 메워야 하는 면적이 30% 이하로 크게 줄어 환경 피해는 물론 공사기간 단축이 예상된다”면서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 13조7600억원으로 추정되는 공항 건설비용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을 가덕도에 올리는 건설안은 애초 부산시가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제시했던 방안 중 하나였다”면서 “국토부가 이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아직 부산시에 관련 내용이 전달된 건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