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철도 사고 책임 물어… 코레일 사장 해임 절차 착수

입력 2023-02-28 04:05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잇단 철도사고와 관련해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에 돌입했다. 나 사장이 2021년 9월 코레일 수장에 오른 이후 철도 안전 사고가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가 건의한 나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 해임이 최종 결정된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나 사장은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가운데 처음 해임되는 사례로 기록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전에 임명됐다가 출범 이후 직을 내려놓은 공공기관장들은 해임이 아닌 자진 사퇴 절차를 밟았다.

국토부는 이날 공운위에서 오봉역 사망 사고와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최근 반복해 발생한 철도 사고의 책임을 물어 나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0년 49건, 2021년 48건에 그쳤던 철도 안전사고는 나 사장이 재임하던 지난해 66건으로 늘었다.

나 사장은 그동안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혀 왔다. 나 사장이 앞으로 해임에 불복하는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해임 절차가 늦춰지더라도 나 사장이 오는 6월 발표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영실적 평가가 E등급에 그치거나 2년 연속 D등급 이하를 기록한 공공기관은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른다.

코레일의 경우 지난해 사망사고 4건을 비롯한 안전 사고가 발생한 만큼 6월 경영평가에서 E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