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막힌 미국 대신 유럽 잡아라” 중국, 150여개 업체 참가 총력전

입력 2023-02-28 04:07

중국 업체들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로가 막힌 탓에 유럽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MWC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MWC 2023에 중국 기업 150여곳이 참가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MWC 2023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전시장을 꾸몄다. 화웨이는 10개의 무선 네트워크 제품 및 솔루션을 공개하고, 메이트50 등의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화웨이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참가하지 않은 대신 MWC에서의 대대적 공개행사를 준비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도 MWC에 총력을 기울인다. 고효율, 친환경을 앞세운 첨단 통신장비를 내세워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유럽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샤오미는 MWC 2023을 통해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공개했던 미13 시리즈를 유럽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장 비싼 미13 프로의 가격은 1299유로(약 180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동안 중저가 공략에 치중했던 샤오미는 미13 시리즈로 애플과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는 목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면, 성장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업체 오포는 갤럭시 Z플립4와 같은 클램쉘 방식의 폴더블폰 ‘파인드 N2 플립’을 MWC 2023에서 내놓는다. 중국 시장에서 먼저 공개한 제품인데, 유럽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는 의미로 들고 나왔다. 오포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 최고 인기스포츠인 UEFA 챔피언스리그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파인드 N2 플립을 챔피언스리그 공식 스마트폰으로 내세웠다. 이밖에 레노버, TCL 등도 MWC 2023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