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에 시작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42년간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가 경영난을 이유로 올해까지만 대회를 후원하기 때문이다.
관심사였던 이 대회 마지막 우승은 연장 접전 끝에 38세 베테랑 크리스 커크(미국)가 차지했다.
커크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세 번째 샷을 핀 50㎝에 붙여 버디를 잡아 루키 에릭 콜(34·미국)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다.
둘은 최종합계 14언더파로 연장 승부를 펼쳤다. 71번째 홀까지 1타차 선두를 달리던 커크는 72번째 홀에서 두 번째 샷이 해저드에 들어가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연장 승부를 허용했다.
커크의 우승은 한편의 인간 승리 드라마다. 그는 경쟁에 대한 부담으로 알코올 중독과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2019년에는 골프를 아예 그만 두기도 했다. 다시 골프채를 잡은 커크는 2020년 콘페리투어 우승, 작년 PGA 챔피언십 공동 5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커크의 PGA 투어 우승은 지난 2015년 5월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무려 7년 9개월 만이다. 통산 5승째.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인 재미동포 저스틴 서(26)는 1타를 잃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인 공동 5위에 올랐다. 저스틴 서는 콘페리투어 포인트 1위로 이번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이다. 안병훈(32·CJ대한통운)의 시즌 두 번째 ‘톱10’ 진입은 좌절됐다.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전날 공동 6위에서 공동 21위(최종합계 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만 해도 선두를 5타차 추격중이어서 작년 9월 포티넷 챔피언십 때 공동 4위 이후 시즌 두 번째 톱10 입상이 유력했기에 아쉬움이 컸다. 안병훈은 이날 특히 아이언샷이 그린을 8차례나 놓칠 정도로 난조를 보여 힘든 경기를 펼쳤다. 그러면서 버디는 3개 밖에 잡지 못하고 보기를 무려 6개나 쏟아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이민지(27·하나금융그룹)의 동생 이민우(25)는 마지막날 4타를 줄여 공동 26위(최종합계 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임성재(25·CJ대한통운)는 이븐파를 쳐 공동 42위, 임성재의 절친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은 1타를 잃어 공동 63위에 그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