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로 변신한 차은우 “‘아일랜드’는 연기 욕심 내게 한 작품”

입력 2023-02-27 04:03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에서 구마사제로 출연한 배우 차은우. 그는 “연기든 노래든 나에게 주어진 건 그 이상으로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티빙 제공

훤칠한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의 배우 차은우가 최연소 구마사제로 변신했다.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에서 차은우는 헤드폰을 끼고 K팝을 들으며 구마 의식을 하는 ‘MZ 사제’ 요한을 연기했다.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4일 파트2가 공개됐다.

‘아일랜드’는 아름다운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다. 정염귀라는 요괴가 판을 치는 제주도에서 반인반요인 반(김남길)이 이들을 물리치고 다닌다. 제주도에 오게 된 원미호(이다희)는 정염귀들의 표적이 된다. 미호를 지키기 위해 바티칸에서 구마사제 요한이 날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파트2 공개를 앞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차은우는 “제주도라는 공간이 주는 또 다른 한국의 느낌이 있고, 판타지 액션이란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 덕분에 파트1의 해외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로맨스물에 주로 출연해온 차은우에게 판타지 액션물은 도전이었다. 웹툰 원작이 있는 ‘아일랜드’는 판타지적 세계관이 복잡하고 거대했다. CG 작업이 필요한 연기를 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정염귀를 연기한) 선배들이 초록색 쫄쫄이 옷을 입고 찍는 장면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요한이라는 캐릭터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인물이라 더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차은우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도 있으면서 사제로서 사명을 이행할 때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며 “여러 가지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파트1에서 요한이 어릴 때 헤어진 형과 재회한 후의 장면은 그가 가장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부분이면서도 성장의 계기였다. 그만큼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 촬영하느라 핫팩을 몸에 붙였는데 뜨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고 한다.

요한 역을 준비하면서 차은우는 직접 신부들을 만났다. 라틴어도 구사했다.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탈리아어, 라틴어 발음을 가르쳐주신 것을 녹음하고 들어보곤 했어요. 신부님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보고 들으면서 좀 더 역할에 접근할 수 있었어요.”

2014년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데뷔한 차은우는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의 멤버다. 아이돌 활동과 연기를 병행했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같은 외모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여신강림’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로맨스물의 남주인공을 맡았다.

벌써 연기 경력 10년차를 앞둔 소감을 묻자 그는 “연기든 노래든 나에게 주어진 건 그 이상으로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일랜드’는 그에게 연기적인 욕심을 갖게 해준 작품으로 기억됐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가 더 재밌어졌어요. ‘쉽지 않구나’하는 것도 느꼈고요. 극 중 캐릭터로 산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축복받은 일이라고도 생각해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커졌어요.”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