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껄끄럽지 않다… 친윤에도 불이익 줄 생각 없어”

입력 2023-02-27 08:42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안 의원은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향해 “내년 총선 공천이 문제인데, 전당대회 기간에 각을 세웠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친윤계 의원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결 기자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는 전혀 껄끄럽지 않다”며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당원들에게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윤심(尹心)’ 논란이 불거지면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마친 이후) 윤 대통령과 서로 이야기를 나눌 공식 경로가 마땅치 않았던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은 이어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과 정례적인 당정 회동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통이 될 것이고, (윤 대통령과의) 관계 자체도 더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의원은 또 당대표 선거에서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향해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관계가 자연스레 회복된다”면서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이 문제인데, 전당대회 기간에 각을 세웠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시스템 공천을 통해서 당대표가 공천에 개입할 여지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친윤계 의원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아들 학교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례를 예로 들며 “내가 당대표였다면 (임명 시) 민심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의견을 윤 대통령에게 물밑으로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심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가 나온 이후 윤 대통령과 연락했나.

“당대표 출마선언 전에 윤 대통령에게 신고차 연락한 이후로는 따로 연락한 바 없다. (윤 대통령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과도 거리를 두는 것 같다. 논란 당시 대통령 지지율이 뚝 떨어졌는데, 민심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윤 대통령이 노동개혁과 같은 정책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 같다.”

-전당대회 구도가 ‘1강(김기현) 3중(안철수·천하람·황교안)’으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그런 식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이 일부 있겠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고 본다. ‘윤심 후보냐, 아니냐’ 이런 식으로 전당대회 프레임이 짜이다 보니 윤심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기가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내 지지자 중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당원이 많다고 본다. 투표 당일이 되면 그런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의사표명을 할 것이다.”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보나.

“그렇다. 이번 전당대회는 결선투표에 올라갈 두 사람(안철수·김기현)이 거의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내가 1위로 결선에 올라갈 것이다.”

-천하람·황교안 후보와 연대할 가능성은.

“결선투표가 있는 선거에서는 연대가 일어나지 않는다. 결선투표로 가게 되면 낙마한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남은 두 사람을 두고 재평가하게 된다. 누구와 연대한다고 해서 표가 이동하는 게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김 의원은 확장성이 떨어진다.”

-김 의원의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말고 다른 두 후보(천하람·황교안)는 법조인이다. 법조인들이 지금 납득을 못하고 있는데, 일반 국민은 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김 의원이 당선된다면 민주당은 내년 총선이 끝날 때까지 이 사안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잘못하면 총선에서 질 수도 있다. 엄청난 리스크가 될 것이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의 ‘보수 정체성’을 문제 삼고 있는데.

“말이 안 되는 게 옛날에 민주당에 잠깐 몸담았을 때 일을 자꾸 문제로 삼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그러면 내가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한 게 잘못한 거냐’고 김 의원에게 묻고 싶다.”

-그래도 안 의원의 보수 정체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당원들이 있는데.

“그런 걱정을 하시는 당원들에게는 ‘제가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집에서도 항상 아내와 딸에게 절대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고 얘기하는데, 당원들에게도 절대로 저는 부끄러운 국민의힘 당원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정현수 박민지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