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 개막… 망사용료·K테크·中설욕전 ‘관전 포인트’

입력 2023-02-27 04:04
모델들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개막을 앞둔 25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선보이는 UAM 모형은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바로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 막을 올린다.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으로 주춤했던 주요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스페인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관람객만 8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MWC2023에는 각국 정부, 정보통신(IT) 업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전시회의 주제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다. 200여개 나라의 2000개 이상 기업·기관이 ‘5G 가속화’ ‘실재감’ ‘핀테크’ ‘오픈넷(네트워크 개방성)’ ‘모든 것의 디지털화’라는 5가지 테마로 참여한다. 관전 포인트는 ①망 사용료, ②한국 기업 존재감, ③중국 기업의 설욕전이다.

망 사용료 부과와 망 중립성의 충돌은 올해 MWC에서 뜨거울 전망이다. 각 국가에서 개별적으로 다뤘던 논의와 분쟁이 하나의 틀로 모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이동통신사 등 인터넷사업자(ISP)는 빅테크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은 MWC에서 빅테크가 통신 네트워크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지 협의하겠다고 예고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부터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걸 골자로 하는 법안의 입법을 진행 중이다. 가칭 ‘기가비트 연결법(Gigabit Connectivity Act)’ 발의를 앞두고 공개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의견 수렴에는 12주가 걸린다.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EU 쪽에 힘을 싣는다. GSMA는 개막일에 열리는 첫 번째 키노트에 대해 “이제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공평한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공유된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키노트 세션에 브르통 위원이 참석해 망 사용료에 대한 EU의 공식입장을 설명한다.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등 유럽의 주요 이동통신사는 “6개 빅테크(구글, 넷플릭스,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가 유럽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한다. 인프라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콘텐츠사업자(CP)인 넷플릭스는 반격을 한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8일(현지시간) 열리는 6번째 키노트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GSMA는 “작품에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기 위해 통신회사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지속해서 협력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MWC2023에서 5G 서비스 구현,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사물인터넷(IoT) 등의 첨단기술이 화려함을 뽐낼 예정이다. 미국 중국 등이 6G 상용화 시기를 2030년에서 2028년쯤으로 앞당기면서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미래 방향성’을 담은 기술로 전시장을 꾸몄다. 한국 기업은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까지 모두 130곳이 참가한다.

SK텔레콤은 상용화에 성공한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 로봇·보안·미디어·의료 등의 영역에 적용하는 ‘비전 AI’ 기술, AI 반도체 사피온, 주파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투명 안테나 기술 등을 내놓는다. 실물 크기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 기체를 체험하는 공간도 갖췄다. SK텔레콤 전시장은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제3홀에 있다.

KT는 ‘DX 플랫폼’ ‘DX 영역확장’ ‘DX 기술선도’라는 3개의 테마존으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초거대 AI ‘믿음’ 소개 영상을 비롯해 개방형 AI 연구개발 포털 ‘지니랩스’를 선보인다. KT의 미래 먹거리인 배송 로봇, 방역로봇이 전시관 곳곳을 누빈다. LG생활건강은 한국 뷰티업계 최초로 MWC에 참가한다.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IMPRINTU)’를 공개한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생성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디자인 도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에 참여하지 못했던 중국의 간판 기업들은 MWC2023에서 ‘설욕전’을 준비 중이다. 오포에서 ‘파인드 N2 플립’, 아너에서 ‘매직Vs’, 테크노에서 ‘팬텀 V 폴드’ 같은 폴더블폰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3’ 시리즈를 선보인다. 화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50’ 시리즈와 스마트워치 워치 버즈, 워치GT 사이버 등의 최신 기기를 내놓는다.

바르셀로나=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