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 쓰면 정권종말”… 北 “적대 계속 땐 선전포고 간주”

입력 2023-02-25 04:01
한·미 정부 대표단이 23일 미국 조지아주 킹스베이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웨스트버지니아함에서 핵잠수함 관련 브리핑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에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왼쪽)과 리처드 존슨 미 국방부 핵·WMD 대응 부차관보가 나란히 앉아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미와 북한 사이 군사적 긴장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은 “미국이 적대적 관행을 계속한다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한·미 국방부는 24일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전날 진행한 제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결과를 공동발표했다. 이번 연습에서 한·미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공동보도문에서 “지난해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우방국에 핵을 쓰면 그 위력과 상관없이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 핵 전력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전략폭격기, 이중목적 항공기(DCA), 핵무기 등 ‘맞춤화된 유연한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이중목적 항공기는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미리 지정된 항공기다. 양국은 이번에 논의된 방안을 개정 중인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TDS)’에 반영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후속 TTX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대표단은 23일 핵 추진 잠수함 훈련시설이 있는 조지아주 킹스베이 기지를 공동 방문했다. 핵잠수함은 미국 핵 3축 가운데 가장 생존성이 높은 자산으로, 확장억제의 핵심 수단이다. 양국 대표단이 핵잠수함을 공동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미국이 적대적이며 도발적인 관행을 계속 이어가다가는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은 전날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개발해온 전략순항미사일을 화살-2형으로 명명한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찰감시자산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있다”며 “북측 발표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