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와 북한 사이 군사적 긴장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은 “미국이 적대적 관행을 계속한다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한·미 국방부는 24일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전날 진행한 제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결과를 공동발표했다. 이번 연습에서 한·미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공동보도문에서 “지난해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우방국에 핵을 쓰면 그 위력과 상관없이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 핵 전력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전략폭격기, 이중목적 항공기(DCA), 핵무기 등 ‘맞춤화된 유연한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이중목적 항공기는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미리 지정된 항공기다. 양국은 이번에 논의된 방안을 개정 중인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TDS)’에 반영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후속 TTX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대표단은 23일 핵 추진 잠수함 훈련시설이 있는 조지아주 킹스베이 기지를 공동 방문했다. 핵잠수함은 미국 핵 3축 가운데 가장 생존성이 높은 자산으로, 확장억제의 핵심 수단이다. 양국 대표단이 핵잠수함을 공동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미국이 적대적이며 도발적인 관행을 계속 이어가다가는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은 전날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개발해온 전략순항미사일을 화살-2형으로 명명한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찰감시자산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있다”며 “북측 발표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