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부터 전국민 40일분 LNG까지… 에너지 기업 ‘우뚝’

입력 2023-02-24 04:05
전남 신안군 자은도 일대의 신안그린에너지 육상풍력단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전남 광양시에 조성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의 모습.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목포역에서 차로 1시간가량 달렸다. 바닷바람을 맞으면 세차게 돌고 있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남 신안군 자은면 백산리와 고장리 일대 17만㎡에 조성된 육상풍력발전단지다. 총 62.7㎿ 규모로 평균 이용률이 21%일 경우 연간 11만5000㎿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신안·목포권역 3만1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지난 21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남 신안군 풍력발전단지와 광양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찾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월 1일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친환경 종합사업회사’ ’찬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방문한 날에 풍력발전단지의 평균 이용률은 19%였다. 하루 24시간 중 평균 19% 정도의 시간만 가동된다는 의미다. 풍력발전기는 보통 초속 12~25m 바람이 불 때 정격전력가동을 시작한다. 이곳의 풍력발전기는 초속 20m 이상 바람이 불면 돌풍 우려가 있어 안전을 위해 멈춘다. 풍력발전단지는 신안그린에너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약 5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철홍 신안그린에너지 대표는 “현재로서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주주들의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확보가 풍력발전단지 운영의 주된 목적이다. 지난해부터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풍력발전이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것뿐 아니라 수익성을 내는 사업이라고 판단한다. 인근에 4개의 풍력발전기를 추가로 설치할 부지를 확보해뒀다. 향후 신안그린에너지 근처에 300㎿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도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육상풍력발전단지에서 차로 2시간30분 떨어진 곳에는 광양 LNG 터미널이 자리한다. 먼 곳에서도 거대한 돔 모양의 탱크들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한국에서 최초로 민간 사업자가 세운 LNG 터미널이다. 총 5기를 운영하고 잇고, 6호기를 건설 중이다. 1·2호기는 10만㎘, 3·4호기는 16.5만㎘, 5·6호기는 각각 20만㎘ 용량의 LNG를 보관할 수 있다.

광양 LNG 터미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밸류체인’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호주 세넥스 천연가스 탐사부터 저장·발전에까지 ‘LNG 에너지 밸류체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1일 제2 LNG 터미널 착공식을 가졌다. 투자비는 9300억원에 이른다. 2025년 완공되면 광양 터미널의 LNG 저장용량은 133만㎘로 늘어난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40일간 난방용으로 쓸 수 있는 규모다. 한국에서 민간 1위·글로벌 11위 터미널이라는 입지도 갖춘다.

공사가 진행 중인 6호 저장탱크 내부로 들어갔다. 거대한 돔 안에 영하 162도 액체 상태의 LNG를 보관한다. 가득 채우면 높이만 40m에 육박한다. 서기식 포스코인터내셔널 터미널사업실 그룹장은 “5~6호기 탱크부터 포스코의 고망간강을 적용해 열 손실을 낮추고 경제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신안·광양=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