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음반·음원 유통을 맡기고 K팝 그룹을 공동 제작키로 했다. 해외에 제작센터를 설립해 현지 그룹을 데뷔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전날 하이브가 SM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오른 데 대한 현 경영진의 반격으로 풀이된다.
23일 가요계와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SM과 카카오엔터는 지난 7일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하면서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및 인수 관련 조항을 비롯해 자사 음반·음원 유통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배타적으로 맡기는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
양사는 해외 음반과 음원 유통, 가수들의 국내 콘서트와 팬 미팅 티켓 유통도 카카오엔터를 통해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SM은 총 1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음악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통합 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글로벌 확장 및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는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3500억원), 타 장르·지역으로의 레이블 확장(3000억원), 팬 플랫폼 투자 및 확장(2000억원) 등에 투자를 집행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지역 확장(500억원), 메타버스·콘텐츠 역량 강화(1000억원)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SM은 이같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보유 현금 1500억원을 비롯해 미래 영업 현금 일부(1500억원)와 전략적 사업 파트너(카카오·2200억원), 비핵심 자산 매각(2800억원), 차입(2억원)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SM은 카카오와 손잡고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핵심 해외 시장에서 제작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2025년 7개의 국내 멀티 제작센터와 3개의 글로벌 제작센터를 구축해 26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겠다고 경영진은 약속했다. 경영 목표치는 2025년 기준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으로 잡았다.
장철혁 S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년 SM 주가를 주당 36만원으로 목표로 하겠다”며 “SM 3.0으로의 도약을 통해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여러 이슈와 중장기 미래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수 공동대표는 “현지 제작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2025년까지 전 세계에 SM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담은 제2, 제3의 SM이 탄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가별로 보면 가장 빠르게 제작센터를 거점화하고 2개의 신규 지적재산권(IP)을 출시하는 일본에서 2000억원, 새롭게 제작센터를 설립해 내년 하반기 신규 IP를 출시하는 미주에서 600억원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M은 다음달 31일 예정된 2023년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전날 공시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 갖춘 이사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내이사에 장철혁 CFO와 김지원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을 후보로 제안했다. 사외이사로는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 경영대 교수. 민경환 블로코어 파트너, 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 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 등 6명을 선정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