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은 밀당 관계… 대통령과 입장 다르면 No라 말할 것”

입력 2023-02-24 04:07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의원은 “내부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후보도 있고, 당대표로서 총선에 참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보도 있다”며 “안정 속에서 당을 대통합할 사람은 김기현뿐”이라고 강조했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23일 “당정 관계는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부부관계’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 같다”면서 “(당대표가 된 이후 대통령실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입장이 다를 경우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노(NO)라고 말할 것”이라며 “‘밀당’이라는 게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 “이 대표 체제가 계속 갈 것 같다”고 전망한 뒤 “‘사법리스크’는 별도의 문제다. 민주당 대표는 이 대표이기 때문에 (이 대표를)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국회 운영을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당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내년 총선의 공천과 관련해 (당대표 경쟁자인)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후보의 얘기를 다 들을 것이다. 그런데 ‘윤핵관’들의 얘기는 안 들어야 하나.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김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가.

“안 뵌 지 오래됐다. ‘만났다’고 그러면 다들 시비를 거니까 일부러 만나지 않는다.”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이견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할 계획인가.

“공천의 최종 결정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대표 선거) 다른 후보들을 포함해 당 주요 인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다 들을 것이다. (다만)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다.”

-친윤계의 일방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친윤계를 포함해 범계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유승민계라고 불리던 사람들도 김기현을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을 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나를 지지하고 있다.”

-김 의원을 둘러싸고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이 김기현을 죽이기 위해 5년 전부터 계속 떠들었던 사안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나온 게 없었다. 내가 불법을 저지른 게 없으니까. 민주당에서 이미 진상조사 특위도 구성해서 조사했었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흐지부지 종결됐다.”

-당내 경쟁자들을 향해 검찰 수사 의뢰를 요구하면서 대신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했는데.

“당연한 것 아닌가. 가짜뉴스를 퍼 나르면서도 책임은 안 지겠다고 하면 되나.”

-대야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건가.

“(대야 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겠다. 싸울 것은 싸워서 이기고, 협상할 것은 협상해서 이기겠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 공격에 주도적이었고, 22일에도 이 대표를 겨냥해 ‘깡패’ 단어와 어울리는 분이라고 비판했는데.

“법에 가장 약한 게 깡패 아닌가. 법과 원칙을 앞세워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 협치라고 하는 것은 주도하는 사람이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법과 원칙이라고 하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면 상대방이 끌려오게 돼 있다.”

-국민의힘 대표가 된다면 지금의 경쟁 후보들을 비롯해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나.

“당연히 그래야 한다.”

-이준석 전 대표 등도 포함되는가.

“특정 인사의 이름을 거론하면 제 의도와 다른 기사들이 나와서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다. 다만 모든 사람을 다 포용해서 가야 한다.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뜻을 같이하겠다고 한다면 심지어 민주당까지도 포용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국민의힘 차기 대표로 김 의원을 뽑아야 하는가.

“김기현이 돼야 당이 안정되고, 안정 속에서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내부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후보도 있고, 당대표로서 총선에 참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보도 있다. 어느 쪽을 보더라도 안정 속에서 당을 대통합할 사람은 김기현뿐이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