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신생아실 vs 꽉 찬 장례식장

입력 2023-02-23 04:09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명대로 떨어졌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반면 고령화에 코로나19 확산까지 맞물려 사망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가 3년째 이어지면서 인구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500명 감소했다. 2012년 48만4550명이던 출생아는 10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감소했다. 통상 합계출산율이 1.2명이 돼야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 이후 줄곧 감소세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모두 합계출산율이 감소했다. 특히 서울(0.59명) 부산(0.72명) 등 대도시의 합계출산율이 낮았다. 월별 출생아 수는 12개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며 산모의 나이도 고령화되고 있다. 출산 여성의 평균연령은 33.5세로 전년 대비 0.2세 높아졌다. 2012년 18.7%였던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지난해 35.7%로 상승했다.

지난해 사망자는 37만2800명으로 전년 대비 17.4% 늘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2019~2021년 평균 사망자보다 지난해는 5만631명 더 사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증가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해 3월 사망자 수는 1년 전보다 68.0% 늘었다. 사망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80대(13만9000명), 90세 이상(6만1400명) 등 80세 이상 고령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53.8%를 차지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에 고령화가 더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생아는 감소하는 데 사망자는 증가하면서 인구 자연감소는 계속됐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보다 12만3800명 더 많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구 자연감소였다. 세종 외 모든 도시에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았다. 특히 경북(1만6500명) 부산(1만3600명) 등에서 자연 감소가 두드러졌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