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가권력 갖고 장난하면 깡패지, 대통령이냐” 직격

입력 2023-02-23 04: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민주당 상임고문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임채정·권노갑 상임고문, 이 대표, 김원기·이해찬·이용득 상임고문. 최현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가 권력을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느냐”고 맹비난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국회 표결(27일)을 앞두고 정권 비판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23일에도 검찰의 구속영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겨냥해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느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이재명의 가족, 친구, 후원자, 이웃, 지지자들, 아는 사람들까지 (압수수색했다)”라며 “275회 압수수색이라고 하는 것은 아마 전무후무한 대한민국 검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하냐, 가만히 맞으라’고 하는 게 깡패 인식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권력을 남용해서 특정인을 죽이겠다고 공격하는 것이 국가 경영에 맞는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요즘 숫자가 유행이라는데 133, 이것은 사건번호냐”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된 과거 금융감독원의 사건번호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앞서 정부가 ‘번개탄 생산금지’를 자살예방대책으로 발표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 생명과 경제를 조금만 깊이 생각했다면 장난 아닌 장난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깡패’ 발언은 사전에 준비되지 않고 즉흥적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주는 검찰의 구속영장이 얼마나 신빙성이 없는지를 당 내외에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구속영장을 보면 제가 민간업자들과 공모해 ‘짜고 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제가 짰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줬겠지만 저는 완전히 반대로 했다”며 결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원기 권노갑 이해찬 임채정 이용득 등 민주당 상임고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 원로들과의 만남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진 것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검찰은) 이 대표를 잡는 것도 목적이지만 이를 계기로 당을 흔들어서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을 잘 이끌어줘서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체포동의안은 압도적 다수로 부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이 대표에게 부탁하고 싶다”며 “체포동의안이 여러 번 오겠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함께 뭉쳐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따라가고,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책임 있는 선당후사의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이 대표가 법원에 나가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취재진이 이에 대해 묻자 권 상임고문은 “그때 가서 얘기하자는 의미”라고 답했다.

안규영 이동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