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는 지금 ‘소프트웨어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그 중심에 있는 포티투닷(42dot)은 1977년생 장수를 선봉에 세웠다. 파격이다.
포티투닷은 최진희(사진) 기술그룹 리드를 신임 부대표에 임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최 부대표 나이는 만 46세다. 삼성전자에서 13년간 책임 및 수석 엔지니어로 일하다 2021년 포티투닷에 합류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플랫폼, 운영체제(OS), 컴퓨터 네트워크, 로봇 자율주행, 클라우드 로보틱스 플랫폼 등을 두루 경험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다. 최 부대표의 발탁이 주목을 받는 건 이 자리가 가진 무게감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가 ‘기계 덩어리’에서 ‘움직이는 전자제품’으로 확장하면서 무게중심은 차체 같은 하드웨어에서 그걸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년회에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이 함께 한 것도 소프트웨어 부문을 바라보는 정 회장의 기대감과 목표를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했고 포티투닷을 구심점으로 삼았다.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일종의 전진기지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18조원을 투자한다. SDV는 무선 업데이트(OTA)로 주행성능, 운전자보조기능, 인포테인먼트 등을 향상할 수 있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차량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팔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폭스바겐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에 힘을 모으고 있다. 2026년까지 직원을 1만명으로 늘리고 300억 유로(약 41조758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체 트레이스트로닉와 합작해 ‘네오크스’도 설립했다. 도요타는 자회사 ‘우븐플래닛홀딩스’를 통해 차량용 소프트웨어 ‘아린’을 독자 개발 중이다. 스텔란티스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 ‘AI모티브’를 통해 스프트웨어 플랫폼인 오토드라이브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