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근 인삼맨’ 양희종 코트 떠난다

입력 2023-02-23 04:07 수정 2023-02-23 04:07
프로농구 안양 KGC 주장 양희종(39)이 지난해 10월 3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정규 리그 수원 KT와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07년 프로 데뷔 이래 줄곧 한 팀에서만 뛴 그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원클럽맨 양희종(39)이 데뷔 17년 만에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선수 생활 내내 KGC 유니폼을 입은 그는 “행복과 기쁨, 슬픔과 좌절을 팀과 함께 겪었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KGC는 22일 양희종이 한국프로농구(KBL) 2022-2023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구단 측은 정규리그 홈 최종전인 다음 달 26일 원주 DB전에서 은퇴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다만 은퇴식이 곧 양희종의 프로 생활 마지막 경기를 뜻하는 건 아니다. 6라운드를 남겨둔 현재 KGC의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한 만큼, 올해 봄 플레이오프까지는 코트에서 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003년 연세대에 입학한 양희종은 대학 생활 초반부터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며 차세대 포워드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07년 KGC의 전신인 KT&G 카이츠로부터 전체 3번으로 지명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뒤엔 군 복무 시기를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원클럽맨으로 남았다.

그는 정규리그 통산 610경기에 출전해 평균 6득점 3.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런 수치보다 양희종은 2014년 이래 쭉 주장을 맡아 팀의 정신적 기둥이자 가교 구실을 하기도 했다. 양희종과 동행한 기간 KGC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1회를 달성했다.

양희종은 불혹을 바라보게 된 올 시즌에도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줬다. 마찬가지로 KGC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세근(36)과 함께 팀 내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은 것은 물론, 궂은일을 도맡아 수행하며 고비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당 평균 2.6득점 1.6리바운드로 기록은 빼어나지 않았지만 존재감은 드러난 수치 이상이었다.

2015년 결혼해 슬하에 2남매를 두기도 한 그는 프로에서 뛴 17년 동안 인생을 배웠다고 돌이켰다. 양희종은 “안양은 내 인생”이라며 “플레이오프까지 ‘양희종’답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