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광장의 이태원 참사 피해자 분향소 철거 문제를 두고 “대화를 통해 해결할 조짐이 보인다”며 “지금 행정대집행에 나서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온정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엄정한 행정을 해달라”는 유정인 국민의힘 시의원 질의에 “아이를 앞세우는 아픔을 겪는 걸 지켜보는 마음은 굉장히 무겁고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주기적으로 유가족과 접촉하고 있고, 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접촉 창구를 말씀드리면 오히려 협상안을 만들고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지장이 있을 수 있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족께서도 무언의 동의를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현재 분향소를 자진 철거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무단 설치물을 용인하게 되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가 나오는 만큼 끝까지 용인할 수 없다”며 “유가족 측에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진영에선 이태원 유가족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강경대응 대신 대화를 앞세운 데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경상도 사투리로 ‘아쌀하게’ 해보라는 지적이 많은데, 복잡한 서울시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울지 않는 새를 두고 오다 노부나가는 목을 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일본소설 ‘대망’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서울 시정을 차질없이 수행하려면 세 가지 리더십이 혼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