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그리스도인의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입력 2023-02-23 03:03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가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연일 화제다. 어떤 질문이든 막힘없이 답하고 주제만 정해주면 단숨에 설교문과 보고서를 써내는 실력을 보면 정보 처리와 언어 사용 능력을 기반으로 문명을 구축하고 지금껏 생존한 인간으로서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술적 발전을 뒤로 돌릴 수도, 이미 널리 사용 중인 프로그램을 물릴 수도 없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챗GPT를 슬기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챗GPT가 신앙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방식을 몇 가지 생각해봤다.

첫째 챗GPT를 성경과 교리에 관한 지식을 심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챗GPT는 엄청난 양의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종합하고 정리해 알려준다. 챗GPT는 신학적 혹은 신앙적 질문에 대해서도 유용한 정보를 곧바로 제공해 줄 수 있다.

둘째 챗GPT를 다른 이들과 대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삼는다. 일상에서 정보의 불균형과 시공간의 거리는 대화를 이어가는 데 걸림돌이다. 하지만 챗GPT는 이러한 인간적 한계를 넘어섬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줄 수 있다.

셋째 챗GPT를 복음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리스도교 역사를 보면 복음은 언제나 새로운 문화적 매체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왔다. 마찬가지로 챗GPT도 성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려운 질문에 답변하고 신앙을 증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넷째 챗GPT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윤리적 삶을 사는 데 소중한 자원이 된다. 인간 삶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가지고 챗GPT는 복잡한 윤리적 상황에서 어떻게 올바르게 행동할지 조언해줄 수 있다.

다섯째 챗GPT로 성경적 사고와 긍정적 태도를 촉진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주위 환경에 함몰되지 않고 특정한 방식으로 활동하는 태도와 습관을 기르는 것을 포함한다. 챗GPT는 성경 구절이나 신앙의 선배들이 남긴 명언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지향성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신앙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챗GPT이지만 사용할 때 명심할 바도 있다. 먼저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서 챗GPT는 실제 인간과 나누는 인격적 교제를 대신할 수 없다. 챗GPT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공동체에 속할 때 얻는 공감과 상호이해, 연대감 같은 높은 수준의 관계적 자원을 줄 수는 없다.

또한 챗GPT를 윤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인간이 만든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챗GPT가 생산해낸 정보는 사용자의 도덕성과 무관하지 않다. 챗GPT는 타인을 기만하거나 타인의 삶을 파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친절함을 촉진하고 사랑을 더 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야 한다.

끝으로 인공지능이 학습한 자료에도 한계가 있기에 챗GPT가 주는 정보에 잘못된 사례도 많이 있다. 일례로 조직신학자로서 김진혁(필자)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챗GPT는 미국 프린스턴신학교 소속의 종교신학자라는 멋진 오답을 내어놓았다.

결론적으로 챗GPT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다. 성경 공부와 복음 전파, 관계 맺기, 도덕적 선택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챗GPT는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챗GPT가 주는 정보의 부정확성 그리고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증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챗GPT가 스스로 말하듯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향상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후기) 이 글은 필자가 챗GPT와 공저한 칼럼입니다. 어디까지 챗GPT가 썼고 어디부터 필자가 썼을까요.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