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얼굴’ 임시완의 반전 매력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입력 2023-02-22 04:04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 출연한 배우 임시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반듯하고 선한 이미지였던 임시완은 최근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것만 있으면 니가 뭘 하는지, 뭘 먹는지 뭘 좋아하는지 다 알 수 있는데.”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 등장하는 ‘나쁜 놈’ 우준영(임시완)이 이나미(천우희)의 스마트폰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어느 날 우연히 나미의 스마트폰을 주운 그는 나미의 스마트폰을 개조해 감시 카메라처럼 사용한다. 나미의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일상을 엉망으로 만든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 영화는 20일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2위를 차지했다.

2010년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배우 활동을 시작한 후 반듯하고 선한 이미지로 각인돼왔다. 2014년 드라마 ‘미생’을 통해 그런 이미지는 더욱 굳혀졌다. 하지만 최근 그는 파격적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화 ‘비상선언’에서 자신만의 신념에 사로잡힌 광기 어린 역할을 선보여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번에도 스마트폰을 악용해 남의 인생을 조종하고, 결국엔 살인까지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으로 분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생글생글한 미소를 보였다. 악역 연기를 연달아 선보인 소감을 묻자 “배우로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지 찬밥 더운밥 가릴 게 아니다”며 웃었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역할이 만났을 때 반전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그만큼 나를 착하게 봐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분 좋게 (시청자에게) 먹혀들어 갔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임시완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 남을 괴롭히는 준영의 모습을 표현했다. “절대 단 한 신도 진지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널 죽여 버리겠다’고 진지하게 연기하는 것보다 장난스럽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걸 보여줘야 더 섬뜩할 것 같았어요.”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인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일상공포물로 다가온다. 임시완도 “촬영하면서 나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공포심을 느꼈다”면서 “1인당 스마트폰 한 대 보급이 일반적인 현상이 된 만큼 이 영화가 보여 줄 현실 밀착형 공포감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연기 활동에 열중해 온 그는 음악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저는 좀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할 때는 아이돌 색깔이 많이 안 나기를 바랐는데 또 이제는 연기자로 알아봐 주시니까 ‘나 원래 가수인데’하고 어필하고 싶어졌어요. (웃음)”

연기자와 가수의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엔터테이너로 인식되고 싶다며 열정을 보였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은 영화 제작자·감독으로 역량을 인정 받은 배우 이정재와 마동석이었다. “연기 하나만 해도 힘든데 이걸 뛰어넘어 다른 영역에 도전하고, 큰 성과를 가져오시잖아요. 연기만 고수하지 말고 여러 영역을 파헤쳐야 한다는 지침을 제시해주신 것 같아서 저도 따라가고 싶어요.”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