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땅 투기 의혹’ 때린 安·黃·千… 金 “정치생명 걸겠다”

입력 2023-02-21 04:07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중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후보들 간에 물고 물리는 난타전이 계속됐다. 당대표 후보 4명은 20일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격돌했다.

MBN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안철수 의원과 황교안·천하람 후보는 김기현 의원을 집중 공격했고, 김 의원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맞섰다.

황 후보는 김 의원의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을 다시 꺼내 들었다. 2007년 울산 KTX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김 의원 소유 임야를 지나도록 휘었고,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다. 황 후보는 김 의원을 향해 “공직자가 그런 권력형 토건비리를 저지르는 것도 참담한데 사실과 다른 말로 호도하는 건 맞지 않다”며 “지금 바로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도 김 의원이 2004년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 당선 이후 주요 당직 등을 맡은 경력을 들며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도로 방향을 자신의 땅 쪽으로 끌고 왔다는 의혹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황 후보의 공세에 적극 대응했다. 김 의원은 “(울산 땅 관련) 불법이 개입됐다든지 하면 제가 정치생명을 걸 테니까, 황 후보도 그것이 가짜뉴스로 확인되면 정치생명을 걸고 사퇴하겠다고 선언하라”고 맞받았다. 이어 “그런 정도의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3년 전 우리가 총선에서 참패를 한 것”이라며 2020년 총선 때 당대표였던 황 후보를 직격했다.

안 의원도 김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국민에게 있어서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라며 “이걸 건드리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김 의원은 말로는 상향식 공천을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2018년 바른미래당 시절 안 의원 관련 공천 파동을 언급하며 “과거에 측근 공천,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을 계속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 당대표가 되면 그렇게 안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반격했다. 또 전날 안 의원이 발표한 공천 혁신 방안을 겨냥해 “우리 당은 배운 실력을 갖고 당을 이끌어야 한다. 새 실험을 한다고 시행착오를 할 상황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천 후보도 김 의원을 정조준해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울산의 이재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안 의원은 “호남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을 하는 의도를 높이 산다”고 천 후보를 칭찬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천 후보가 “덕담 감사하다”고 하자, 안 의원은 “이제 한 팀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로 김 의원은 180석, 안 의원 170석, 황 후보 185석, 천 후보는 152석을 제시했다.

이상헌 박성영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