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부동산 거래 비리 의혹… 검찰, 아난티·삼성생명 압수수색

입력 2023-02-21 04:03
연합뉴스

검찰이 고급 리조트기업 아난티와 삼성생명 간의 수백억원대 부동산 뒷거래 의혹에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두 회사 사무실과 아난티 대표이사, 삼성생명 전 부동산사업부 임직원의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아난티는 2009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500억원에 사들였다가 삼성생명에 970억원가량에 다시 팔았다. 매입가의 두 배에 가까운 액수다. 검찰은 아난티가 해당 부동산을 되파는 과정에서 회삿돈으로 당시 삼성생명 임직원에게 ‘뒷돈’을 건네는 등 로비 행위를 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전직 삼성생명 임직원은 부동산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해 회사에 수백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두 회사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준수돼야 할 절차가 이행되지 않는 등 ‘짬짜미’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난티는 2009년 4월 3일 신천동 부지와 건물에 대해 인근 지역 시세를 기준으로 ㎡당 2700만원으로 산정해 총 500억원에 매입하고, 6월 30일까지 잔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22일 해당 부동산을 준공 조건부로 국내 법인에 되팔기로 계약했다고도 공시했다. 잔금도 치르기 전에 삼성생명과 매각 계약을 진행한 것이다. 매각가는 이듬해 12월 969억원으로 확정됐다.

검찰은 양측의 부동산 거래에 수상한 정황이 있다는 금융감독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과 계좌추적 결과 등을 토대로 두 회사 전현직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