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형 챗GPT’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AI) 생태계 기반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또 반도체 분야 초격차 확보를 위해 올해 50조원가량을 투자하고, 오는 6월 민간기업과 함께 누리호 3차 발사를 추진하는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정부는 2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신성장 4.0 전략 2023년 추진계획 및 연도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내놨던 신성장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기술 혁신과 함께 미래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반기에 20개, 연내에 30개 이상의 세부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오는 5월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또 6월에는 교육과 의료 등 국민 생활에 AI를 도입하는 ‘전 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특히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와 같은 서비스 개발을 위해 초거대 AI 개발용 데이터 분석에 저작물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저작권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지원안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올해 47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300조원 이상의 반도체 민관 투자를 이끌어 낼 방침이다. 아울러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확대하고, 60일 동안 인허가 처리를 하지 않으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는 ‘인허가 타임아웃제’도 도입한다.
이차전지 육성을 위해선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최근 국가전략기술로 인정받은 디스플레이의 경우 14조원을 들여 주력품목을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다음 달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 초격차 연구개발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우주 분야도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됐다. 정부는 6월 누리호 3차 발사를 포함해 2027년까지 누리호를 4번 더 쏘아올린다는 구상이다. 또 연내 우주항공청을 신설한다. 2032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2033년 달 착륙선 개발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오는 4월부터는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또 한국형 디즈니 육성을 위해 올해 말까지 41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를 조성한다. 아울러 복합 해양관광레저도시인 ‘한국형 칸쿤’ 조성, 2026년까지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 방안 등도 신성장 4.0 추진계획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신성장전략 TF를 통해 프로젝트별 이행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내년 예산안 마련 시 신성장 관련 예산을 우선 반영키로 했다. 추 부총리는 “민간기업 등의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