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무료시대’ 저문다… 메타·트위터 잇단 유료화 시동

입력 2023-02-21 00:05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유료 서비스인 ‘메타 베리파이드’를 도입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 정부에서 발행한 신분증으로 본인 인증을 한다. 계정 옆에 ‘블루 배지’가 표시된다. 로이터연합뉴스

‘SNS 무료시대’가 저물고 있다. 트위터에 이어 메타도 유료화에 시동을 걸었다. 유료 사용자에게만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는 식으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맞춤형 광고 등의 성장공식이 한계에 부딪히자 기존 사용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나선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이번 주에 메타 베리파이드(Meta Verified)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적용하는 이 서비스는 정부에서 발급한 신분증으로 계정을 확인한다. 계정 이름 옆에 ‘파란색 배지’가 표시된다. 계정을 사칭하려는 시도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저커버그는 “서비스 전반에 걸쳐 신뢰성과 보안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메타 베리파이드는 호주 뉴질랜드에서 출시 예정이다. 월 구독료는 11.99달러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월 14.99달러다. 애플의 수수료 정책 때문에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내야 해 3달러를 추가한 것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가격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메타는 향후 다른 나라로 메타 베리파이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메타가 유료화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2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순이익은 46억5000만 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지난해 광고 평균가격이 전년보다 16% 떨어졌다고 했다. 애플이 앱추적투명성(ATT)을 도입하면서 페이스북이 맞춤형 광고를 하기 어려워졌고, 이게 광고단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SNS 유료화 바람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12월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내놓았다. 월 8달러를 내면 사용자 계정에 ‘블루 체크’ 표시를 해준다. 계정 소유자가 기업인 경우 ‘골드 체크’, 정부기관이면 ‘그레이 체크’를 준다. 트위터 블루 가입자에게는 트윗 수정하기, 북마크 폴더, 맞춤 앱 아이콘 등 트위터 사용경험을 개선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트위터는 문자메시지(SMS) 등을 이용한 이중인증도 앞으로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키로 했다. 트위터는 현재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휴대전화로 전송된 코드를 입력하는 이중인증 체계를 쓰고 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해킹으로 유출돼도 휴대전화 인증으로 접속을 막을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다음 달 20일부터 유료 회원만 이중인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통신회사로부터 연간 6000만 달러의 사기를 당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10대들이 선호하는 SNS 앱인 스냅챗은 월 3.99달러를 내면 앱 아이콘 변경, 스토리를 다시 본 사용자 확인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스냅챗+’를 선보였다. 유튜브, 레딧, 디스코드 등도 유료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