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시즌이 왔다. 프로축구 K리그1이 오는 25일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도 울산과 전북의 양강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를 깨기 위한 타 구단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K리그1 12개 구단의 감독들은 20일 서울 서초구의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2023시즌 K리그1 미디어데이에서 “울산과 전북이 양강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4강에 오를 전력을 갖춘 팀을 묻자 대다수가 전북과 울산을 우선 지목했다.
최용수 강원 FC 감독은 “전북과 울산이 리그 우승을 목표로 치열하게 다툴 것 같다”고 전했다. 안익구 FC 서울 감독도 “전북과 울산이 선두에 있는 건 명확할 듯 하다”며 “나머지 10개 팀이 두 자리를 갖고 경쟁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지난 시즌 17년 만에 우승을 달성한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 감독은 “우승했기 때문에 위치는 다르지만, 올해는 2연패라는 새로운 길을 가는 입장이기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이번 이적 시장에서 K리그 득점왕 출신 주민규를 영입하는 등 알짜배기 보강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6연패 도전에 실패한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설욕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리그, 대한축구협회(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CL) 등 3개 대회 우승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이번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이동준을 데려왔고, 대구 FC 핵심 수격수 정태욱도 품었다. 외국인 선수로는 울산 우승 주역인 아마노 준과 우라와 레즈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격수 하파엘을 영입했다.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구단으로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인천은 포항 스틸러스를 3위로 이끌었던 핵심 미드필더 신진호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이끌던 제르소를 데려오는 등 공격적인 영입을 한 것이 이유였다. 인천 조성환 감독은 “이렇게 거론되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난해 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서울과 포항, 제주 등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서울은 황의조를 비롯해 임상협, 김경민, 윌리안 등 많은 선수를 영입해 전력이 크게 강화됐다. 안 감독은 “서울의 지향점은 한국 축구를 선도하는 구단이 되는 것”이라며 “앞선 시즌이 준비 과정이었다면 올 시즌에는 실현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주의 남기일 감독은 “전북과 울산은 우승을 향해 가는 팀이지만, 거기에 제주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며 우승 도전 의사를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