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자산 즉각 한반도 전개… 한·미 불시 연합훈련 ‘맞불’

입력 2023-02-20 04:04
한·미 공군이 지난 2월 1일 서해 상공에서 우리 측의 F-35A 전투기와 미측의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이 19일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리는 기습발사훈련을 벌인 데 대해 한·미가 전략자산을 동원한 ‘불시 연합훈련’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과 같은 적대행위에 대해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한·미도 ‘팃포탯(tit-for-tat·맞받아치기)’ 전략으로 맞서고 있어 한반도의 강대강 대치는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연합공중훈련은 한국 공군의 F-35A 및 F-15K와 미 공군의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B-1B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합참이 공개한 훈련 사진에서는 미 공군의 B-1B 2대와 F-16 4대, 한국 공군의 F-35A 4대와 F-15K 1대가 포착됐다. 이들 전력은 서해에서 동해로, 한반도 남부 지방을 통과해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최대 속도가 마하 1.25(음속 1.25배)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2시간 내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1B는 핵무기를 운용하지는 않지만, B-2(22t)와 B-52(31t)보다 많은 57t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합참은 이번 훈련에 대해 “동맹의 압도적인 전력에 의한 연합방위능력과 태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미 확장억제 전력의 적시적이고 즉각적인 한반도 전개를 통해 미국의 철통같은 한반도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22일에는 워싱턴의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북한의 핵위협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실시한다. 이번 연습에서 양국의 국방 당국자들은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임박·사용 등 단계별 상황을 가정하고, 토의를 통해 위기관리 및 군사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미 대표단은 연습 다음 날인 23일 미 조지아주 킹스베이에 있는 핵잠수함 기지도 방문할 예정이다. 핵잠수함은 ICBM, 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 축을 구성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대표단이 함께 미 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 전력을 직접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중순에는 양국 군이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를 11일간 실시한다. 이번 연합연습은 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 과거 ‘독수리연습’ 수준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은 미사일 발사의 책임을 미국 등에 전가하며 강경 대응할 것”이라면서 “2~4월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