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金-安 연일 네거티브 격화… 與 전대 진흙탕 싸움

입력 2023-02-20 04:05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센터에서 지진 대응 체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사진). 안철수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공천 시스템 관련 정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네거티브 비방전 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서는 3·8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의 공개 경고에도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김 의원의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을 놓고 거친 공방을 지속했다.

안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공천 시스템 관련 정책 비전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완전히 털고 대표가 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물어뜯어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과 우리 당을 위해 제대로 해명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련 의혹에 대한 김 의원의 해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해당 의혹에 대해 “이미 다 검증된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적극 반박했다. 이어 안 의원을 정조준해 “패색이 짙어져 급하고 답답하겠지만, 그렇다고 극약 처방을 쓰는 것은 대권을 꿈꾼다는 분이 할 모습이 아니고 참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 측은 김 의원이 던진 ‘안철수 정체성 검증’에 거세게 반발했다. 안철수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기현 후보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혈통 감별사와 사상 감별사를 자처하며 기회주의 정치인의 면모를 여실히 뽐낸다”고 비난했다. 앞서 김 의원은 1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서 당원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후보에 대한 정체성 검증은 팩트체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관위가 지난 17일 후보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네거티브 경쟁’은 좀처럼 식을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이날 정책 행보를 통해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 김 의원은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센터를 방문해 정부의 지진 대응책을 점검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기에 국가 안전시스템을 새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방위 훈련 때 기본적 설명을 해야 할 것 같고, 학교에서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을 주제로 한 정책 비전 발표회를 열고 “당원이 실질적인 당의 주인이 되도록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하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제’와 막말 등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현역 의원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책임당원 배심원제’ 시행을 약속했다. 안 의원이 공천에 당원 참여 강화를 약속한 것은 이번 전당대회가 100% 당원투표인 만큼 적극적으로 당심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천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시작해 경북 영천·군위·의성·상주·문경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