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놀이터가 없어요” 제주, 놀이공간 지역불균형 심각

입력 2023-02-20 04:03
지자체가 관리하는 제주의 한 어린이공원. 도내 141개 놀이터가 모두 인공 바닥재와 조합놀이대 등 시설 위주의 형태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제주지역 동네놀이터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 설치된 어린이공원(동네놀이터) 141곳 분석 결과 도내 총 43개 읍면동 중 놀이터가 1곳도 없는 지역이 23개 읍면동으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12개, 서귀포시는 11개 읍면동에 놀이터가 전무했다.

일부 지역의 쏠림 현상도 심각했다. 제주시의 경우 1개 읍면동에 놀이터가 10개 이상 분포한 지역을 집계해보니, 전체 26개 읍면동 가운데 6개 동에 시내 놀이터(113개)의 75%(86개)가 몰려 있었다. 이도2동이 21개로 가장 많았고, 노형동이 20개로 뒤를 이었다. 삼양동 13개, 아라동 12개, 연동과 외도동이 각 10개로 집계됐다.

반면 오라동과 이호동, 한림읍, 한경면에는 놀이터가 한 곳도 없었다. 일도1동, 이도1동, 삼도2동, 용담1·2동 등 구도심 지역에도 놀이터가 없는 지역이 다수 확인됐다. 젊은 세대 유입이 점차 늘어나는 봉개동에도 놀이터가 없는 상태다.

서귀포시에도 총 17개 읍면동 중 6개 지역에 전체 놀이터 28곳이 몰려 있었다. 동홍동이 9개로 가장 많았고, 대륜동 6곳, 강정동 5곳, 대정읍 3곳 등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놀이터 분포 불균형 문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1월 기준 제주시 내 조성 계획이 확정된 놀이터 수는 총 13곳이나 이중 절반인 6곳이 놀이터가 상대적으로 많은 삼양동과 아라동 일대에 조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놀이터가 거의 도시개발 과정에서 설치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도내 한 부서 관계자는 “가끔 동네에 놀이터를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아이들 놀이터에 지자체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제주도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동친화정책의 핵심인 놀권리 지원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