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정시 붙고도 “안 갈래요”… 등록포기 1343명 의대 지원 추정

입력 2023-02-20 04:03
수험생들이 지난해 11월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실에서 시험 시작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정시모집 합격자 10명 중 3명은 입학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자연계열의 경우 합격자 절반가량이 등록하지 않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쏠림’ 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9일 종로학원이 최근 추가합격자 발표를 마감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정시 결과를 분석해보니, 4660명 모집에 1343명(28.8%)이 등록을 포기했다. 등록 포기 인원은 연세대 643명(38.5%), 고려대 545명(33.2%), 서울대 155명(11.5%) 순이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록 포기 인원은 지난해보다 89명 늘었으나 서울대는 47명 줄었다. 종로학원은 “서울대가 정시에 고교 내신을 적용하면서 수능 고득점자들이 정시 원서 접수단계부터 서울대가 아닌 의학계열로 지원한 결과”라며 “서울대 정시 경쟁률이 4.13대 1에서 3.18대 1로 하락한 게 근거”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자연계(42.9%)가 인문계(32.1%)보다 등록 포기율이 높았다. 연세대 자연계의 경우 합격자 663명 중 47.5%인 315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30%), 컴퓨터과학과(120.6%), 약학과(116.7%) 등은 모집 인원보다 등록 포기자가 더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는 의학계열로 빠져나간 것이고, 인문계도 교차지원에 합격한 이과생들이 서울대 이공계나 의대 등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 대학 의학계열(의대 치의대 약대 수의대 등) 등록 포기자는 지난해 94명에서 올해 63명으로 줄었다. 의대의 경우 서울대는 등록 포기자가 없었고, 연세대 8명, 고려대 4명으로 집계됐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