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적’ 6년 만에 부활… 일본, 다시 ‘가까운 이웃’으로

입력 2023-02-17 04:05
한·미·일 대잠전 훈련 참가한 전력들이 2022년 9월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된 ‘2022 국방백서’에서 일본이 ‘가까운 이웃 국가’로 표기됐다. 2년 전 ‘동반자’에서 ‘이웃 국가’로 강등됐던 일본에 대한 표현이 다시 격상된 것이다. 반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은 6년 만에 부활했다.

국방부는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 일본에 대해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며, 일본은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 국가”라고 서술했다. 직전 2020 백서에서는 2019년 한·일 초계기 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반영해 일본을 기존 ‘동반자’에서 ‘이웃 국가’로 격하해 표기했는데, 이번에 ‘가까운’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특히 한·일이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은 6년 만에 재등장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와 인권 등 주요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로 전체적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백서에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양국 안보 현안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해선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백서에서 일본 관련 기술이 달라진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조됨에 따라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백서는 북한 정권 및 북한군에 대해선 ‘우리의 적’으로 못 박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칭도 삭제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한반도 공산화라는 북한의 대남 전략과 북한이 지난해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군사적 도발과 위협을 지속적으로 감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때 출간된 2018·2020 백서에선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만 표현했을 뿐, 북한을 적으로 명시한 대목은 없었다.

이번 백서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독자적 대응 방안인 ‘한국형 3축체계’도 6쪽 분량으로 상세히 기술됐다. 문재인정부 시절 발간된 백서에선 한국형 3축체계를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와 ‘전략적 타격체계’로 바꿔 표현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