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방류 2년 뒤 우리 해역에 삼중수소 농도 10만분의 1 높아져”

입력 2023-02-17 04:07
도쿄전력은 올해 저장 한계를 넘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다. 사진은 오염수 탱크가 설치된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연합뉴스

일본이 오는 3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4~5년 뒤부터 제주도 남단 해역으로 오염수 성분이 유입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르면 2년 후부터 유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실제 유입이 이뤄지더라도 바닷물 속 방사성 물질 농도 상승률은 미미한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연구센터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6일 제주도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일본이 오는 3월부터 2033년 3월까지 10년간 연간 최대 22T㏃(테라베크렐)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를 방출한다는 가정을 토대로 진행됐다. 분석 방식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사성 물질 확산모델을 활용했다.

삼중수소는 일본이 방출할 계획인 원전 오염수에 가장 많이 포함돼 있는 방사성 물질이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정화 처리에 활용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는 제거되지 않는다는 게 학계 설명이다.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ALPS에서 걸러지지 않은 삼중수소는 해양 방류 10년 뒤 해류를 따라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관할 해역에는 방류 후 4~5년부터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해류 상황에 따라서는 2년 후 0.0001㏃/㎥ 농도로 일시 유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관할 해역에서 검출될 삼중수소 농도는 미미할 것으로 평가됐다. 공동 연구팀은 한국 관할 해역 삼중수소 농도가 10년 후에 약 0.001Bq/m³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해역 기존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172Bq/m³인 것을 감안하면 10만분의 1 수준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 수치는 분석기기로도 검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국 규제당국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 기준치를 4만Bq/m³ 이하로 규정한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큰 영향은 없는 셈이다.

연구 결과는 중국 연구팀이 내놓은 결과와 비슷했다. 중국 제1해양연구소는 2021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약 5년 후 0.001Bq/m³의 삼중수소가 제주 해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칭화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다만 공동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국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