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른 여섯 살… ‘배구 여제’ 퇴위 고심

입력 2023-02-17 04:07

‘배구 여제’ 김연경(사진)이 은퇴설에 직접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15일 페퍼저축은행 전 3대 0 승리를 이끈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은퇴)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조율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일보는 지난 10일 자 보도에서 배구계 관계자를 통해 김연경이 2022-2023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연경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지만 흥국생명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선수로서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는 것이 명예롭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흥국생명도 김연경의 위상과 그동안의 헌신적인 활동을 고려해 은퇴 투어를 여는 것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날 관련 질문에 “한국 나이로 36살이고 오랫동안 배구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자리를 내려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은퇴한다면 그런 전제 하의 결정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이며 선수 생활 연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구단과 풀어야 할 문제도 있고 생각이 확실히 정리된 것도 아니다”라며 “(마치) 은퇴 기자회견 같은데 아직 아니다. 시즌 중에는 (거취를) 말씀드리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흥국생명의 신임 사령탑으로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었던 마르셀로 아본단자(이탈리아·사진) 감독이 부임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튀르키예매체 발리볼매거진은 16일(한국시간)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에서 마르셀로 아본단자의 시대가 개막한다”며 “튀르키예항공과 결별한 아본단자 감독이 대한민국의 흥국생명과 다음 시즌 함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약 6명과 인터뷰했고 아본단자는 그 중 한 명일 뿐”이라며 “결정을 하게 되면 사인도 하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새 사령탑으로 외국인 감독이 유력하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국내 감독도 여러 명 후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 선임에 김연경 잔류 설득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 김연경이 남으면 제일 좋겠지만, 팀은 은퇴와 FA 두 가지를 대비해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을 잘 가르쳐 명문 팀을 재건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아본단자 감독은 2013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으며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었다. 김연경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아본단자 감독과는 2013-2014시즌 유럽배구연맹(CEV) 컵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튀르키예 컵대회와 리그 우승 등을 함께 이뤄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