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드디어 프로배구 여자부 1위 자리를 꿰찼다.
흥국생명은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대 0(25-17, 25-18, 25-19) 셧아웃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을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승패는 21승 7패로 같지만 흥국생명(승점 63)이 2점 앞선다.
지난 경기 IBK기업은행에 발목 잡혔던 흥국생명은 이날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사진) 19점, 옐레나 16점, 이주아 10점, 김다은 6점으로 골고루 득점을 낸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만 22점을 냈을 뿐, 팀내 두 번째 다득점이 5점일 정도로 공격이 단조로웠다.
리시브에서 큰 차이가 났다. 1세트부터 흥국생명의 리시브 효율은 35.29%였지만, 페퍼저축은행은 14.29%에 불과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모든 세트에 서브 득점을 내줬다.
흥국생명이 실질적으로 리그 1위에 올라선 건 약 2년 만이다. 흥국생명은 2020-2021 시즌 5라운드까지 1위를 달리다 ‘쌍둥이 자매’ 사건 여파로 2021년 3월 12일 GS칼텍스에 1위 자리를 내줬고, 2021-2022 시즌은 힘을 쓰지 못했다. 올시즌 1라운드 2경기에서 모두 셧아웃 승리하며 잠시 세트 득실률에 앞선 1위를 했지만 곧바로 현대건설에 패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부활의 핵은 단연 김연경이다. 배구여제의 합류로 흥국생명은 사실상 외국인 선수 2명을 보유하게 됐다. 15일 현재 김연경은 득점 5위, 오픈공격 3위, 퀵오픈 4위, 시간차 1위 등 각종 공격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공격종합 1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옐레나까지 공격종합 3위, 득점 3위, 오픈 5위, 퀵오픈 2위, 후위 2위, 서브 4위 등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연경은 수비에서도 리시브 6위, 디그 9위, 수비 10위에 오르며 공수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중반 감독이 경질된 상황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고 있다.
1위 자리를 빼앗긴 현대건설은 연패 늪에서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다. 현대건설은 14일 한국도로공사에 역전패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최근 6경기 중에선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