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정부는 모든 정책을 민생에 초점을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전날 민생 현장인 전통시장을 찾아 “저희도 죽도록 일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비상한 각오’를 다짐하며 ‘민생 살리기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경제 문제에 적극 대응하려는 정치적 포석으로도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특히 금융과 통신업계를 압박했다. 정부의 인허가로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는 두 산업에 경쟁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소비자의 고금리 및 통신요금 부담 등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윤 대통령은 “은행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수익 좋은 시기에는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어려운 시기에 국민과 기업에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 국민이 어려울 때 상생 금융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통신업에 대해서는 “필수재로서 통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통신의 품질과 요금, 서비스 개선을 위한 건전한 경쟁이 촉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실이 회의 시작 20분 전에 대통령 모두발언을 생중계하겠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대통령의 민생 관련 메시지를 국민에게 직접 전달해 정책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여러 정책적 노력으로 물가·금리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그간 가파른 상승의 여파로 취약계층과 서민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특히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 계획이 더해지면서 국민에게는 어려움을 더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부의 정책이 과학이 아닌 이념과 포퓰리즘에 기반하면 국민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전임 문재인정부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과학에 기반한 국정 운영, 민생과 현장 중심의 정책을 늘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