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없이 불면증 치료한다… 디지털기기 국내 첫 허가

입력 2023-02-16 04:07
국내 첫 품목허가를 받은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작동 화면. 연합뉴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불면증 치료 소프트웨어가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기업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 소프트웨어 ‘솜즈’를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했다고 15일 밝혔다. 환자에게 의약품이 아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된 첫 사례다. 현재 전 세계 14국이 이런 소프트웨어 디지털치료기기를 허가했으며, 불면증 치료기기 허가는 미국 영국 독일에 이어 한국이 네 번째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가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하며 수면 효율을 높이는 원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식약처는 국내 임상시험 기관 3곳에서 6개월간 실시한 솜즈의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한 뒤 ‘불면증 심각도 평가척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사실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디지털치료기기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를 마련했다. 이후 솜즈를 1호 대상 제품으로 지정해 허가 후 의료현장에서 사용하기까지 기간을 약 80% 단축했다. 다만 솜즈가 상용화되려면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기 고시, 건강보험 적용 여부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보 적용이 안 되면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김재진 대한디지털치료학회 학회장은 “향후 디지털치료기기가 질병 치료의 새로운 수단으로써 임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적절한 시장 가치를 인정해주고 신속히 시장에 진입하도록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