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한데 모여 본격적인 합동 훈련에 돌입했다. 개막까지 20일 남짓 남은 기간 부상 없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웨스트워드 룩 윔덤 그랜드 리조트에 집결했다. ‘메이저리거 키스톤 콤비’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을 제외한 28명의 선수 전원이 모였다. 둘은 다음 달 초 차례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각자 소속팀에서 스프링 캠프를 소화하던 이들은 비행기와 차량 등을 이용해 이날 속속 숙소에 도착했다.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가장 먼 길을 달려왔다. 이들은 각각 호주, 일본, 괌에서 훈련하다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에 도착했다. 북미 대륙 반대편의 동부 플로리다에 캠프를 꾸린 SSG 랜더스 선수들도 만만찮은 이동 거리를 소화했다. 같은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다른 다섯 팀 선수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합류했다.
향후 대표팀은 만만찮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합동 훈련 이틀 차인 17일 NC 다이노스를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총 4개 팀과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후 일시 귀국해 숨만 돌리고 다음 달 4일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스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그 뒤엔 본선이 기다린다.
그렇기에 합동 훈련의 방점은 자연히 ‘컨디션 관리’에 찍혔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인 만큼 기술적으론 다 검증되지 않았느냐”며 “최대한 자기 컨디션을 잘 찾아서 (본선에) 가는 데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를 고려해 훈련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부상 주의보도 발령됐다. 원래 같으면 따뜻해야 할 현지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있는 탓이다. 최근 기온이 급락하며 우박까지 내렸고, 이날도 쌀쌀한 바람이 적잖이 불었다. 이 감독은 “부상 없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연습경기 시에도 선수들의 몸 상태에 따라 이닝·투구 수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본선에서 가장 먼저 마주할 상대는 호주다. 첫 경기라는 상징성 이상으로 중요한 일전이다. 같은 조의 일본이 ‘역대 최강 전력’을 꾸렸다고 자신하는 만큼, 8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이려면 나머지 세 팀에게 일격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 중에도 비교적 강팀인 호주에 덜미를 잡히지 않는 게 필수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 대표팀이 우위지만 이변을 경계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 MLB닷컴이 뽑은 이번 대회 최고 외야수 세 명 안에 든 이정후는 “(일본전보다) 첫 경기가 중요하다”며 “일단 호주전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