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29)씨는 최근 들어 식비 부담을 줄이려고 점심시간에 편의점을 찾는 날이 많다. 그는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면 2만원 가까이 나온다. 직접 도시락을 싸오는 동료도 있다. 하지만 자취를 하다보니 편의점에서 사먹는 게 싸고 편하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점심 외식물가에 끼니를 때우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를 내세운 간편식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가성비 도시락’은 고공비행 중이다.
GS25는 올해(1월 1일~2월 12일) 도시락 매출 누적 성장률이 22.9%에 이른다고 15일 밝혔다.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41.2%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큰 성장폭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서울 강남구가 33%로 가장 크게 뛰었다. 관악구가 26%, 중구가 23%로 뒤를 이었다. 세 곳의 공통점은 ‘오피스 상권 및 1인 가구 밀집지역’이다. CU에서도 간편식 매출이 올해(1월 1일~2월 8일) 들어 22% 증가했다. 삼각김밥이 33.7%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김밥과 도시락은 각각 24.6%, 22.1%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올랐다.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식권 구매 서비스 ‘식신e식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평균 식대 결제금액은 9633원으로 전년 동기(8302원) 대비 약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은 9180원에서 1만2285원으로 33.8%나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는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춘다. GS25는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을 내놨다. 2010년 출시됐던 ‘김혜자 도시락’은 가격에 비해 양질이 뛰어나다는 뜻의 ‘혜자롭다’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14일 마감된 첫 발주에서 신상품 도시락 평균 발주수량의 350%를 넘는 성적을 냈다.
CU는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을 출시했다. 고추장 불고기, 간장 불고기 등을 식당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기획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놀라운 가격’ 덮밥 시리즈도 종류를 늘려 재출시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상으로 점심 한끼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는 제품들이 계속해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