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사실주의 소설가이자 단행본 저술업자. 작가 장강명은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은 장강명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소설가의 일상에 대해 쓴 책이다. 문학 창작자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환상이 많이 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소설가가 하나의 직업이며, 소설가가 속한 ‘업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밥벌이이자 돈벌이인데 그렇지 않은 척 굴어야 한다는 부분이 우습고 이상하다”면서 “예비 작가와 신인이 그런 인식에 가장 깊이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금전 문제를 협상해야 할 때 주도권을 잘 잡지 못한다”고 짚었다.
책에 따르면 소설가 장강명은 오후 11시 반쯤 잠자리에 들고 오전 6시 반 전에 일어난다.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글 쓰는 시간을 스톱워치로 재고 매일의 생산량을 엑셀에 기록한다. 직접 요리를 하기보단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 와서 밥만 지어먹는다. 하루 예닐곱 잔 정도 커피를 마시고, 맥주를 즐긴다.
운동신경도 별로고 움직이는 것도 싫어하지만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집에서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스트레칭과 스쿼트, 팔굽혀펴기, 덤벨 운동, 플랭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소요 시간은 한 시간 미만이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일상을 얼마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강명은 소설가가 ‘헌신할수록 더 좋아지는 직업’이라고 고백한다. 주체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뿌듯한 직업이라고도 말한다. 그는 소설가가 하는 일에 대해 “자신의 개성이 듬뿍 담긴, 스스럼없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한다”며 “거대한 의미의 흐름에 참여함을 느낀다. 부속품이 되는 것과 다른, 기분 좋은 감각”이라고 설명한다.
소설가의 수입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다. 요즘은 소설 판권이 활발히 팔리는 중이고, 미디어업계에서 소설가에게 협업 및 고용 제안을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장강명은 말한다. 2차 판권 수입은 분명 전업 작가의 생계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부분의 작가들이 강연으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작가들은 강연으로 돈을 벌지만 금액을 먼저 제시하지 않거나 안 주는 식으로 작가들을 속앓이하게 만드는 단체도 있다고 ‘고발’한다. 고료 체불, 인세 지급 누락 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문학은 문화 운동이기 이전에 비즈니스이므로 기본을 제대로 지켜달라고 강조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