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앞줄 왼쪽 세번째) 전 헌법재판소장이 15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곧 헌법가치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헌법과 검찰’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는 이원석(앞줄 왼쪽 네번째) 검찰총장과 대검 직원 등 수십명이 참석했다.
박 전 소장은 헌법적 측면에서 검찰의 책무를 설명했다. 그는 “검찰은 법집행기관으로서 국가공권력의 상징이자 실체”라며 “국가가 유지되는데 필요한 많은 기능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게 검찰”이라고 했다.
특히 검찰의 엄정한 정치적 중립의무를 강조했다. 박 전 소장은 “여야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더 나아가서 공익을 적극적으로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는 환부만 도려내야지, 자칫 건강한 장기를 건드리면 건강이 악화될 수가 있다”며 절제된 수사를 주문했다.
선출된 권력의 권한 남용을 겨냥한 뼈있는 말도 나왔다. 그는 “국회나 대통령 등 선출된 권력이 존중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선출된 권력이든 아니든 헌법보호 책무에는 차등이 없다. 권한을 남용·일탈할 경우 그것을 제어하고 통제할 임무가 헌재를 비롯한 국가기관에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소장은 검찰 출신 최초로 헌재소장에 취임해 2017년 1월 임기를 마쳤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