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아직 어두울 때에

입력 2023-02-17 03:05

아직 어두울 때에 마리아는 움직입니다. 여인이 혼자 움직이기에는 안전하지 못한 시간인데 그녀는 가족도 없이 혼자 집을 나섭니다. 더구나 목적지는 무덤입니다. 밝음 또는 어두움이 마리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수의 무리가 마리아를 움직이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인가가 될 것 같아 마리아가 움직이는 것 역시 아닙니다.

무엇이 아직 어두울 때에라도 마리아를 움직여 무덤으로 향하게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그곳에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람, 마리아는 그렇게 주 예수님이 그곳에 계신다는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지키겠다는 단 한 가지 이유로 움직입니다.

밖은 아직 어둡지만 마리아에겐 상관없습니다. 함께하는 식구들도 없는 무덤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내 마음의 빚과 근원인 그분이 거기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 빛만이 세상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넘어 그녀를 움직이게 합니다. 그 빛을 알기에 또한 자리를 박차고 찾아 나설 줄 압니다. 같은 이유로 어두움을 뚫고 또 다른 마리아들과 함께 길을 나섭니다.(사 60:19~20)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둠에 비취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요 1:4~5)

태양이 주는 햇빛을, 달과 별이 주는 빛을, 세상이 주는 빛을, 세상을 만들어낸 빛을 넘어설 줄을 알기에 믿음이 주는 빛을 따라 길을 나선 마리아입니다. 그제야 그 빛 안에서 사는 날 동안의 모든 눈물과 고단함이 그쳐집니다. 이미 이 빛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으며 세상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빛보다는 여전히 살던 곳의 익숙한 어두움을 좋아하며 잠자기를 좋아합니다. 어두움 속에 사느라 영원한 빛을 따르고 찾으며 찾아 나설 줄 모르는 것입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그가 네게 먹고 마시라 할지라도 그의 마음은 너와 함께하지 아니함이라.”(잠 23:7)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이 다릅니다. 무엇을 품고 있든지 그것이 그 사람을 결정합니다.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시거늘 마리아가 돌이켜 히브리 말로 랍오니 하니(이는 선생님이라는 말이라).”(요 20:16) 그렇게 움직인 마리아는 주님의 살아나심을 처음으로 목격하는 영광을 받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붙들지 말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아니하였노라 너는 내 형제들에게 가서 이르되 내가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께로 올라간다 하라 하시니 막달라 마리아가 가서 제자들에게 내가 주를 보았다 하고 또 주께서 자기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르니라.”(요 20:17~18)

성도 여러분, 마리아는 사는 날 동안 귀한 증인으로 부름을 받습니다. 그녀는 평생을 살면서 언제든지 주님의 부활하심을 확인하고 말씀을 듣고 싶은, 주님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소중한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기도드립니다. 아직 세상이 어두울 때라도 어두움이 주는 두려움과 답답함을 뚫고 주님이 그곳에 계신다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우리를 평생토록 움직이게 하소서. 그곳이 어디든 지금의 편안한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집을 나설 수 있는 믿음이게 하소서. 그래서 주님과 동행하며 그의 사랑 안에 머무는, 영원히 기쁜 삶이 되게 하소서. 주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임현주 목사(항상기쁜교회)

◇항상기쁜교회는 2011년 성경 읽기 모임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서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항상기쁜교회’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