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 게임 체인저… 빅테크·반도체 ‘빅매치’

입력 2023-02-15 04:08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이 뜨겁다. 빅테크 기업들은 ‘게임 체인저’로 간주하고 사활을 건다. 생성형 AI를 구동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연산 능력이 필요해 반도체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벌어지던 생성형 AI 경쟁에 중국 대만도 뛰어들었다.

14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와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당국은 전날 ‘베이징 인공지능산업 혁신·발전 콘퍼런스’에서 챗GPT(ChatGPT) 같은 AI 챗봇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만도 올해 안에 대만판 챗GPT를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이 챗GPT 같은 서비스로 편향된 정보를 내보내 사실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나섰다.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 기술을 탑재해 검색 시장에서 구글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오피스 프로그램에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접목해 편의성을 높인다. 구글도 챗봇 서비스 ‘바드’를 공개하며 맞불을 놓았다.

AI를 서비스에 접목했던 아마존, 메타,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생성형 AI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고, 활용 분야도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감원을 하는 상황에서도 AI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또한 생성형 AI는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생성형 AI를 구동하려면 기존보다 더 큰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더 많은 서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D램, 낸드플래시 등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성능과 전력소모를 최적화한 ‘AI 전용 반도체’에도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챗GPT의 경우 엔비디아에서 만든 A100 GPU 1만여개로 구동하는데 한 번 사용할 때마다 몇 센트씩 비용이 든다. 10억명의 사용자가 10번씩 쓰면 하루 630억원, 한 달에 1조9000억원가량의 운영비용이 들어간다.

한국 기업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손을 잡았다. SK스퀘어·SK텔레콤·SK하이닉스 등은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을 만들고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